“천안에선 김명관이 최고 미남이죠” 사라졌던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미소가 되살아나고 있다

천안/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1-01 12: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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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던 팀이 조금씩 안정감을 찾고 있다. 김명관과 문성민도 그 중심에 있다.

현대캐피탈이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18, 25-22)로 꺾었다. 중심을 잃고 흔들리던 현대캐피탈이지만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 확립 이후 3연승을 거두며 2023년의 마무리만큼은 깔끔하게 해냈다.

그 중심에는 김명관과 문성민이 있었다. 진 감독대행 체제에서 꾸준히 선발 세터로 기회를 얻고 있는 김명관은 경기 도중 약간의 부침도 있었지만 씩씩하고 과감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승리에 기여했고,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문성민은 강력한 서브를 한 차례의 범실도 없이 구사하며 오랜만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함께 찾은 두 선수는 먼저 승리 소감을 전했다. 문성민은 “양 팀 모두 기세가 좋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경기를 기대하셨을 것 같다. 우리 팀의 집중력이 조금 더 높았던 것 같다. 승리해서 기쁘다”는 소감을, 김명관은 “2023년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돼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이날 천안에는 수많은 팬들이 반등에 나서는 현대캐피탈을 응원하기 위해 자리했다. 3,048명의 팬들 앞에서 김명관과 문성민은 멋진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2023년의 마지막 선물로 깔끔한 승리를 선사했다. 김명관은 “확실히 천안 홈팬 분들은 숫자도 많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 힘이 된다”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고, 문성민은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팬 여러분들도 많이 찾아와 주시는 것 같다. 우리가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치면 팬 여러분들도 우리를 보고 싶어 하지 않으실 수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 펼치면 더 많이 찾아와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최태웅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선수들에게 큰 변화였고 고비였다. 주장 문성민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문성민은 “첫 날은 많이 슬펐다. 감독님과 함께해 온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했다”며 최 감독이 떠난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문성민은 “선수들이 처음 접해볼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하나로 잘 뭉쳐주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봄배구에 대한 희망도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미래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두 선수와 이번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히 나눴다. 먼저 김명관은 2세트 도중 급격히 흔들렸던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와의 호흡을 어떻게 다시 다잡았는지 묻는 질문에 “잠시 흔들렸을 때 아흐메드가 나에게 ‘아무 걱정하지 마라, 흘러가는 대로 잘 해보자’고 말해줬다. 그래서 나도 ‘나도 크게 걱정 안 한다. 다시 한 번 잘 맞춰보자’고 이야기했고, 이후에도 다시 호흡을 맞춰보며 신뢰 속에 플레이를 가져갔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확실히 멘탈적으로 성장한 면모가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그런가하면 문성민은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서서 좋은 활약을 펼친 부분에 대해 “코트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감독님께서 서브라도 준비를 해보라고 하셔서 준비했는데, 들어가는 상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기도 했고 컨디션도 좋아서 자신 있게 때릴 수 있었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우리 팀의 레전드인 문성민을 어떻게 예우해줘야 할지 고민이 많다. 몸이 좋기 때문에 안 쓸 이유는 없다”는 진 감독대행의 이야기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겸허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문성민에게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질문도 던져봤다. 임성진이 V-리그에서 가장 잘생긴 선수로 문성민을 꼽았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떻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문성민은 “저는 (임)성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안에서만큼은 김명관이지 않을까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그러자 김명관은 이날 인터뷰 도중 가장 당황한 표정으로 문성민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때 유쾌함과 웃음이 사라졌던 현대캐피탈이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한 장면이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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