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연경 “은퇴? 좀 더 논의해봐야…메달 못 걸어 99점 주고파”

인천/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8-10 12: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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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공항/강예진 기자] “은퇴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좀 더 논의 해봐야 한다.”

 

지난 9일 여자배구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많은 인파가 대표팀을 보기 위해 공항에 모였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조별예선 케냐,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을 차례로 꺾으면서 8강을 확정 지었다. 8강에서는 터키를 3-2로 꺾고 4강에 오르며 45년 만에 메달을 노렸다. 4강 브라질, 3-4위 전에서 세르비아에 패하긴 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열정에 팬들은 큰 발수를 보냈다.

 

귀국 후 김연경이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은퇴, 향후 계획, 비하인드까지. 다음은 김연경의 일문일답이다.

 

Q. 귀국 소감은.

무슨 말이 필요할까.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Q. 10년 전 SNS에 관심이 부족해서 섭섭하단 글을 올렸다.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 들어오니까 공항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걸 또 한번 느끼게 됐다. 여자배구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앞으로도 인기와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

 

Q. 귀국 전날(8일) 밤은 어떻게 보냈는지.

감독님께서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고, 전력 분석도 마찬가지다. 함께 오고 싶었는데 자가격리 등 사연이 있어 오지 못했다. 그래도 그날은 다 같이 모여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고생했던 일들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Q. 한 경기씩 치르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마음이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가기 전부터 이 대회에 100%를 쏟아내자는 각오로 갔고, 결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큰 변화는 없었지만 케냐전을 시작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전까지 일정이 타이트하게 다가와 압박감, 중압감이 들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잘 이겨냈기에 좋은 성적이 있었다. 이겨낸 모든 선수들 그리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Q. 도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원동력이라 한다면.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 하셨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우리가 원팀으로 똘똘 뭉쳐 값진 결과를 이뤄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하지 못할 부분이 많았을 텐데, 팀 스포츠에선 팀워크가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Q.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를 한다고 했다. 

은퇴 발표라고 하긴 조금 그렇다.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고, 이야기해봐야 할 부분이다. 은퇴 결정을 했다는 걸 말로 단정 짓긴 어렵다.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Q. 중국리그가 끝난 후 국내 복귀 생각은.

현재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갈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그 이후에 결정된 건 없다.

 

Q. ‘김연경’이름으로 팬들이 터키에 묘묙 기부 운동을 벌였다.

놀랐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해주신 것 같은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 이름으로 선뜻 나서서 기부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터키는 내가 살았던 나라여서 (산불에 대해) 마음이 조금 그랬는데 위로가 됐으면 한다.

 

Q. 라바리니 감독이 마지막 경기(세르비아전) 전 미팅 때 해줬던 이야기는.

감독님이랑 마지막으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과 했던 이야기는 너무 고맙다고,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하셨다. 조금 슬펐던 건 세르비아전을 준비하면서 전날 미팅을 했는데, 어느 정도 직감을 했다더라. 데이터 등에서 세르비아에 안 될 것이란 걸. 현실로 느껴졌다고 하셨을 때 선수들이 오열할 정도였다. 그 외에도 감독님 속 이야길 많이 해주셨는데 선수들이 듣고 오열했다.

 

Q, 스스로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가.

99점이다. (메달) 하나를 걸고 왔었어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 뺏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집에 가서 씻고 치킨 시켜 먹을 예정이다. 씻고 누워있고 싶다. 중국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있다. 1~2달 정도.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쉬는 중간중간 방송을 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들로 팬들에게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다.

 

Q. 16년간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연경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 일이 있었다. 18살 때 처음으로 국가대표 꿈을 가졌는데, 그 꿈이 이뤄졌을 때, 그 처음을 아직도 기억한다. 엊그제 같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 16년이란 시간이 흐른 게 믿어지지 않다. 지금껏 고생하고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거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사진_인천공항/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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