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복수혈전부터 명세터들의 맞대결까지, 볼거리 풍성한 남자부 파이널 라운드 [VNL]

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7-18 12: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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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VNL도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8개의 팀이 이제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파이널 라운드가 20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진행된다. 한 주 앞서 치러진 여자부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튀르키예가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과연 남자부의 우승팀은 누구일지 전 세계 배구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선 1~8위를 차지한 8개 팀의 8강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파이널 라운드의 시작을 알릴 4개의 준준결승 매치를 간단히 소개한다.


Match 1: 미국(예선 1위) VS 프랑스(8위) - 2022 VNL 결승의 리매치 성사(20일 0시)
지난 2022년 VNL 결승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 이번에는 조금 더 일찍 만났다. 당시 절정의 경기력을 자랑하던 양 팀은 아니나 다를까 결승에서 풀세트 혈전을 벌였고, 프랑스가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양 팀의 선수들은 토너먼트 베스트7에서도 미들블로커 한 명(마테우스 비에니엑, 폴란드)을 제외한 나머지 자리를 나눠 차지했다(미국 2자리, 프랑스 4자리). 그야말로 2022 VNL을 화려하게 장식한 양 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팀의 입지가 조금 다르다. 미국이 10승 2패(승점 31)로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반면, 프랑스는 6승 6패(승점 18)로 간신히 파이널 라운드행 막차에 탑승했다. 어쩌면 미국 입장에서는 2022년 결승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변수는 프랑스의 에이스 에르벵 은가페의 합류 여부다. 예선 라운드를 모두 건너뛴 은가페는 17일 자신의 SNS에 마치 팀 합류를 암시하는 듯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Match 2: 이탈리아(4위) VS 아르헨티나(5위) - 지아넬리와 데 체코의 진검승부(20일 3시)
이탈리아는 1주차에 아포짓 유리 로마노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모두 로스터에서 제외했고, 그 결과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1주차 첫 경기가 바로 이번 파이널 라운드에서 만날 아르헨티나였고, 당시 이탈리아는 셧아웃으로 패한 바 있다. 그러나 시모네 지아넬리, 알레산드로 미켈레토, 다니엘레 라비아 등이 모두 합류한 이후 이탈리아는 2022 세계선수권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이며 가볍게 파이널 라운드행 티켓을 따냈다. 1주차의 이탈리아와 지금의 이탈리아는 다른 팀이라고 봐도 좋다.

이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지아넬리와 루치아노 데 체코가 벌일 세터 맞대결이다. 각각 이탈리아 세리에A1의 명문 팀인 페루자와 루베의 주전 세터이기도 한 두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세터들 중 하나지만 플레이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지아넬리가 보다 화려하고 공격 면으로도 다재다능한 유형이라면, 데 체코는 특유의 노련함과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세터다. 두 명세터 중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 선수는 누구일까.  


Match 3: 일본(2위) VS 슬로베니아(7위) - 1위 뺏긴 일본, 프랑스가 아닌 슬로베니아를 만나다(21일 0시)
일본은 이번 대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개막 후 무려 10연승을 내달리면서 선두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의 VNL 최초 예선 라운드 전승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았다. 그러나 1주차부터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시킨 탓인지 막바지에 체력적으로 다소 부하가 온 듯한 모습이 나타났고, 결국 마지막 두 경기였던 이탈리아전과 폴란드전을 모두 패하며 결국 승점 차이로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렇게 일본의 운명은 바뀌었다. 만약 끝까지 1위를 지켰다면 8위 프랑스를 만났겠지만, 2위가 된 일본은 7위 슬로베니아를 만난다. 언뜻 보면 프랑스의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 차라리 잘 된 것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예선 라운드에서 슬로베니아가 보여준 저력을 생각하면 결코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특히 클레멘 체불-록 모지치-타인 우르나트의 날개 조합은 피지컬과 파워에서 일본의 니시다 유지-타카하시 란-이시카와 유키 삼각 편대에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췄다. 과연 1위를 놓친 일본의 결말은 어떨까.

Match 4:: 폴란드(3위) VS 브라질(6위) - 과연 정답을 찾은 팀은 어디?(21일 3시)
세계랭킹 1위(18일 기준) 폴란드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맞붙는다. 단연 이번 준준결승 매치업 중 이름값으로는 가장 화려한 경기다. 그러나 이번 대회 한정으로는 양 팀 모두 경기력이 다소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브라질은 예선 라운드에 불참한 욘디 레알 히달고의 빈자리를 실감해야 했다. 브루노 헤젠데의 노쇠화 기미도 더 뚜렷해진 상황이다. 왈라시 데 소우자가 떠난 아포짓 자리도 완벽한 느낌은 아니다. 여러모로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한 자리가 많은 브라질이다.


그러나 폴란드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특히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 문제가 생긴 것은 뜻밖의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 중 한 명인 윌프레도 레온을 필두로 카밀 세메니욱, 알렉산더 슬리브카, 토마쉬 포르날, 바르토즈 베드노르시까지 엄청난 선수층을 자랑하는 폴란드임에도 대회 내내 최적의 조합이 완성되지 않는 모양새였다. 이제는 지면 짐을 싸야 하는 파이널 라운드다. 게다가 경기가 홈인 그단스크에서 열린다. 수많은 홈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니콜라 그르비치 감독이 반드시 해답을 찾아와야 하는 경기다. 세계 최고의 팀들이지만 어딘가 덜컹거리고 있는 양 팀 중 정답을 먼저 찾는 팀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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