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석 듀오’와 선의의 경쟁 펼친 OH 정한용의 성장, “나도 모르게 즐겼어요”

용인/이보미 / 기사승인 : 2024-04-15 1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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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2001년생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의 성장이 돋보인다. 국내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인 ‘석석 듀오’ 곽승석-정지석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팀 우승까지 일궜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정한용도 코트 위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2021년 프로 데뷔한 정한용에게 2023-24시즌은 최고의 시즌이었다.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나섰다. 36경기 133세트 출전해 338득점을 올린 것.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득점 14위, 서브 9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시브 효율은 37.11%로 17위를 차지했다.

2021-22시즌부터 3년 연속 봄배구도 경험했다.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로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정한용도 힘을 보탰다.

<더스파이크>와 만난 정한용은 “우승 이후 축하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가족들은 안 다치고 시즌을 끝내서 다행이라는 얘기를 해줬다”며 “시즌이 끝나고 아직까지 크게 한 것은 없는데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한용의 V-리그 세 번째 봄배구는 의미가 컸다. 그는 “1, 2년차 때는 웜업존에서 준비를 했었다. 경기에 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 시즌에는 코트 안에서 우승을 만끽했다. 그래서 다른 느낌의 우승이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경기에 많이 뛰면서, 코트 안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한용은 2022-23시즌에도 정규리그 34경기 122세트를 치르면서 135점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3-24시즌에는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대표팀에서 허리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정한용은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며 정지석 빈 자리 채우기에 나섰다.

베테랑 곽승석도 시즌 도중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정한용,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마크 에스페호, 이준 등이 번갈아 기용하며 버텼다.




경험을 쌓은 정한용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4세트 먼저 코트 위에 올랐다. 5세트 13-13에서는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14-13을 만들었고, 김민재 속공 득점을 끝으로 대한항공이 포효했다.

리시브에서 보완이 필요하지만,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얻은 정한용이다.

정한용은 “내가 교체로 들어간다는 것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챔프전 3차전 4세트에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들어갔는데 부담감이 컸다. 그 경기를 지면 또 4차전을 준비를 해야 했기에 다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 또한 우승을 하고 싶어서 욕심도 나고 부담도 많았던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2023-24시즌을 되돌아본 정한용은 “그 전까지는 뒤에서 준비하면서 불안감도 있었다. 올 시즌에는 먼저 들어가든, 나중에 들어가든 불안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면서 “물론 시즌 도중 내가 흔들리는 경기들이 나오면서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됐다. 그런데 지석이 형이 ‘잘 준비하면 언제든 기회는 온다. 네가 빠진 이유는 없다’는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다시 일어선 정한용은 형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즐겼다. 그는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는 2개다.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면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 안 했다. 이겨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했고,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국제대회를 경험한 데 이어 V-리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한 뼘 더 성장한 정한용의 모습이었다.

형들로부터 배우는 점도 많다. 정한용은 “몸 관리부터 받고, 때리는 것도 보고 배운다. 형들이 직접 알려주는 것도 많아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한용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2021년 부임과 함께 정한용도 V-리그 무대에 올랐다. 정한용은 “감독님만의 색깔이 뚜렷하시다. 호기심도 많고 재밌게 알려주신다. 지금까지 배워보지 못했던 시스템과 분위기다. 즐겁게 배구를 할 수 있게 알려주신다”면서 “앞으로도 잘 배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V5 원동력은 신구조화다. 두꺼운 뎁스 덕분에 V-리그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정한용도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다.

사진_용인/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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