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FIVB는 VNL 대회를 통해 새로운 규정을 시범 적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도모했다. 그 배경은 불필요한 지연 시간을 줄이고, 빠른 경기 진행으로 그 몰입도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번에는 비디오 챌린지 요청 항목을 없앴다. 각 팀에서 흔히 요청해왔던 인, 아웃 비디오 챌린지가 사라진 것이다. 그동안 인, 아웃 비디오 챌린지를 통해 공이 코트 바닥에 닿았을 때 라인 안으로 들어왔는지 아니면 아웃인지 여부를 판단해왔다. 국제대회에서는 라인 위로 공이 떨어지기만 해도 ‘인’이다. 한국 V-리그에서는 공의 둘레가 안쪽 라인을 가렸을 경우 ‘인’이라고 판정한다.
올해 VNL 주심은 제 자리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인, 아웃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랠리가 끝나는 시점에 호크아이 기술이 적용된 리플레이 영상을 볼 수 있게끔 시스템이 구축됐다. FIVB는 이렇게 비디오 챌린지 요청 및 판독 시간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FIVB는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비디오 솔루션 공급업체인 Bolt6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이를 통해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활용하겠다”면서 “이 시스템의 도움으로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경기 시간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배구 팬들은 보다 역동적인 경기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FIVB는 세트당 약 4분의 시간 단축을 기대하고 있다.
코트 체인지에도 변화가 있다. 2, 4세트가 끝날 때에만 양 팀의 코트가 바뀐다.
이탈리아 축구와 배구, 미국 프로 스포츠 등을 모티브로 한 규정도 있다.
VNL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그린 카드’가 시행된다. 옐로우, 레드 카드와 달리 페어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카드다. 이탈리아 축구 하부리그나 2018-19시즌 이탈리아 남자배구리그에서 도입했던 시스템이다. 상대 공격 상황에서 블로킹 터치나 터치넷을 범했을 때 애매한 경우 비디오 챌린지를 이용하는데, 선수가 스스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주심은 해당 선수에게 그린 카드를 꺼내 든다. 대회가 끝난 뒤 가장 많은 그린 카드를 받은 선수에게는 3만 달러(약 4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미국의 프로야구(MLB), 프로미식축구(NFL) 등에서는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 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올해 VNL 파이널에서도 주심이 마이크를 통해 판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다. 관중들도 이를 함께 듣는다.
올해 VNL 남자부, 여자부 파이널은 각각 폴란드 그단스크와 미국 알링턴에서 개최된다. FIVB의 새로운 시도에 볼거리가 풍성해진 VNL이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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