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김예솔 기자] 자칫 몸싸움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벤치 클리어링이란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양 팀 소속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뒤엉키는 것을 말한다. ‘패싸움’과 같은 말로 이해되곤 하지만 반대로 ‘싸움 말리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야구와 농구에서나 볼 법한 벤치 클리어링이 배구에서 나왔다.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맞붙었던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이 경기 직후 신경전을 펼쳤다. 심판이 서둘러 제재에 나섰고 양 팀 감독들도 코트로 뛰어나가 중재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백업선수들까지 모두 나서서 뜯어말린 후에야 겨우 진정됐다.
시발점은 케이타의 세리머니였다.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몸이 앞을 향해 있던 케이타와 상대의 시선이 마주쳤고 이에 불편함을 느낀 OK금융그룹 선수들이 권대진 주심에 자제 요청을 했다. 하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4세트 후반 불이 붙었다. 6점차 뒤지던 OK금융그룹이 역전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과열됐다. 동점을 만든 최홍석이 공격 득점 후 상대를 바라본 채 잠시 서 있다가 뒤를 돌아 세리머니를 했고 이에 마지막 득점을 올린 황택의가 최홍석의 공격을 가로막은 후 똑같이 응수했다.
결국 양 팀이 터졌다. 김학민은 “너희가 먼저 하지 않았느냐”라고 소리쳤고 서로 삿대질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어붙었다. 1분여간의 대치상황은 황택의의 사로 일단락됐다.
이상렬 감독은 석진욱 감독에 사과했고 석진욱 감독은 “시선 처리가 중요하다. 매너 있게 상대를 보지 않고 하면 상관이 없다. 바로 앞에서 보는 선수들은 기분 나쁠 수 있느냐”라고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케이타는 세리머니 논란에 대해 “난 매 경기 같은 모습으로 임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경기 직후 양 팀의 신경전 영상은 단숨에 17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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