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더 행복한 2024년을 꿈꾸고 있다.
비예나는 한국 V-리그에서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9년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을 뛰었고, 2022년에는 다시 한국 땅을 밟고 KB손해보험 소속으로 V-리그 무대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에는 4시즌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31경기 120세트를 치르는 동안 833점을 기록한 것. 2019-20시즌 31경기 118세트 출전, 786점보다 높은 기록이다.
현재 리그 득점 3위, 공격종합 3위(성공률 53.87%), 서브 6위, 블로킹 7위에 이어 오픈공격 1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아포짓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팀 내 공격점유율은 43.54%, 공격 효율은 33.63%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5승27패(승점 21)를 기록 중이다. 시즌 도중에는 후인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고,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소화 중이다.
지난 29일에는 삼성화재 원정길에 올라 풀세트 접전 끝에 가까스로 9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비예나는 “많은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감이 올라가야 하는데, 연패가 길어질수록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목표 또한 다들 잃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승리를 거둬서 기분이 좋다”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또 누군가가 팀을 떠난다는 것도 슬픈 일이다. 힘들지만 다들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팀원 모두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마음으로 힘을 냈던 것 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지난 24일에는 비예나의 부모님도 한국을 방문했다. 비예나는 부모님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늘 부모님으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는 비예나다.
비예나는 “부모님이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였기에 승리를 보고 스페인으로 귀국하길 바랬다. 내가 힘들어할 때 부모님이 더 힘들어하셨고, 끝까지 위로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부모님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부모님의 조언대로 비예나는 더 행복한 2024년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먼저 연패 기간에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부상이 없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두 번째는 이로 인해 팀 내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니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면서 “올 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2024년은 내게 좋은 일들이 많은 해다. 여자친구가 좋은 상황에서 배구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고, 결혼도 하게 된다. 가족도 건강하다. 이를 생각하며 힘든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부모님과 한국에서 함께 보낼 시간은 부족했다. 비예나는 “일정이 타이트해서 어디 놀러가긴 어려울 것 같아서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부모님도 이해해주셔서, 두 분이 여행을 많이 다니고 계신다. 27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부모님과 많은 얘기를 하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에만 12연패, 9연패를 기록하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비예나도 배우는 점이 있었다. 비예나는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는 기회가 흔치 않겠지만, 나 또한 하위권 기록을 경험하면서 나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가능하다면 내년에 더 좋은 상황에서 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V-리그에 머물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KB손해보험의 정규리그 남은 경기는 4경기다.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대한항공, 한국전력과 차례대로 만난다.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에서 첫 승을 신고한 KB손해보험은 꾸준히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승수를 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비예나도 마찬가지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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