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굉장히 놀라운 팀이고, 스마트한 배구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크 에스페호(필리핀)는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에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받았다. 일본 V.리그에서 몸담은 경험이 있는 선수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일본 리그에서 감독 생활을 할 때부터 눈여겨본 선수다. 또한 2015년부터 필리핀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꾸준히 대표팀에서 활약 중이다.
대한항공의 첫 번째 아시아쿼터 선수가 된 에스페호는 최근 본지와 나눈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하다. V-리그에서 뛰는 걸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라고 V-리그 무대를 밟게 된 소감을 전했다.
에스페호에게 V-리그는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무대였기에 아시아쿼터를 도입하자마자 곧바로 신청서를 내밀었다. 에스페호는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무대였다. 올해 생긴 아시아쿼터 덕분에 도전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에스페호는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고, 팀에 합류한 지 2주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에스페호의 대한항공 생활은 매우 만족스러워 보였다. “모든 게 너무 좋고 편안하다. 모든 구성원이 잘 도와주고 있다. 대한항공에 오게 된 게 행운이다”라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걱정도 있었다. “다만 아웃사이드 히터로 코트 안에서 말을 많이 해야 하고 시끄러워야 한다. 언어 장벽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라고 털어놨지만, “최선을 다해 극복해 보려고 한다”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스페호는 지난 13일까지 진행된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 관중석에서 대한항공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차출돼 10명으로 대회를 치렀지만, 예선을 전승으로 마치고 준결승까지 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팀의 경기를 실제로 처음 봤던 에스페호는 “굉장히 놀라운 팀이었다. 스마트한 배구를 했고, 매우 기대된다. 빨리 경기에 임하고 싶다”라고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에스페호와 함께 페퍼저축은행 MJ필립스(미국/필리핀)까지 두 명의 필리핀 선수가 한국 무대를 밟는다. 일본, 중국, 태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필리핀 배구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사실 필리핀 배구는 여자 배구에 국한되어 있다. 여자는 프로리그가 있지만 남자는 작은 리그 하나뿐이다. 우리는 배구하는 것을 사랑할 뿐이다. 단지 우리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남자 배구 팬분들을 위해서 한다. 팬분들이 좋은 의미로 미쳐있다. 항상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아직은 필리핀 배구가 국제적으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정지석-곽승석부터, 정한용, 이준까지 국가대표를 비롯해 경쟁력 높은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 많다. 에스페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굉장히 힘들 것 같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래도 서로 건강한 경쟁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 출전 여부에 상관없이 선수들과 열심히 경쟁하겠다. 당연히 선수로 경기는 뛰고 싶다. 하지만 팀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다. 이 경쟁을 통해 선택된 강한 선수 만이 경기에 들어가고 팀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다.”
V-리그에서 에스페호가 활약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올 2023-2024시즌 기대하며 “경기에 뛰게 되면 모든 걸 바치고 싶다.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고, 5번째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끝으로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특히 대한항공 팬 여러분을 빨리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 끝까지 응원해 주시고 대한항공 배구를 사랑해 주세요”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사진_대한항공,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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