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가 밝았다.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중 한 팀만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이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2024년의 첫 V-리그 경기다. 다만 두 팀 모두 새해에 대한 설렘보다는 약간의 부담감을 안고 임하게 될 경기다.
대한항공은 직전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의 연패 탈출 제물이 됐다. 지나치게 많은 범실이 패인이었다. 28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OK금융그룹보다 16개나 많은 개수였다.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이 61.36%의 공격 성공률로 28점을 퍼부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두 자릿수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하면서 다소 외로운 경기를 치렀다. 대한항공의 주무기 중 하나인 서브가 제대로 터지지 않은 부분도 아쉬웠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터진 정지석의 서브 득점 하나가 이날 서브 득점의 전부였다. 이번 경기를 통해 지난 경기에서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모두 해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 후반부를 풀어가야 하는 대한항공이다.
한국전력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현대캐피탈과의 천안 2연전을 모두 셧아웃 패배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2라운드 반등의 핵심이었던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의 리시브 가담이 독이 되는 모양새다.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는 부분은 예상 범위였고 2라운드에도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타이스의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되면서 공격 효율이 저하되고 있는 부분은 리스크다. 서재덕의 컨디션은 시즌 초반보다 좋긴 하지만 타이스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줄 수 있을 정도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라운드 같은 침체기를 겪지 않으려면 이 부분에 대한 변화 혹은 약점의 해소가 절실하다.
AWAY_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Q. 기분 좋은 새해지만, 경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맞이하게 됐다.
현대캐피탈과의 2연전이 우리에게는 조금 좋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경기력도 워낙 좋았고 기백과 의지도 뛰어났다. 선수들에게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보여줬던 하고자 하는 의지를 우리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Q. 타이스의 리시브 가담은 유지되나.
이번에는 타이스의 리시브를 면제해주려고 한다. 이를 통해 사이드 아웃만 잘 돌아간다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서브가 강한 팀을 상대로는 서재덕이 리시브를 받는 쪽으로 포메이션을 짜고, 상대적으로 서브가 약한 팀을 상대할 때는 타이스도 리시브에 가담하는 방향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Q. 무라드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고 좋은 모습 보여줬는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못 막을 정도의 선수는 아닌 것 같고, 오히려 임동혁이 더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국내 선수들이 워낙 좋은 팀이라 외국인 선수가 뛰든 안 뛰든 크게 중요하지 않은 팀이다.
Q. 새해 소망이 있다면.
선수들이 부상 없이 아프지 말고,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선수들 개개인의 이루고자 하는 바도 이룰 수 있길 바란다. 팀적으로도 우리의 목표가 이뤄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2023년의 시즌 전반기를 돌아본다면.
전반기에는 좋은 경기들도 있었지만 안 좋은 모습을 보인 경기도 있었다. 기회를 잡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할 수 있는 레이스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지금 리그는 전체적으로 실력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이다. 선수들은 늘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분명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
Q.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와 곽승석이 꾸준히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로 나서고 있다. 이 조합의 강점은 무엇인가.
곽승석은 여러 분야에 능통한 선수다. 팀을 안정적으로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에스페호의 경우 공격력이 좋고, 특히 서브에 강점이 있다. 에스페호의 서브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창출할 수 있다.
Q. 지난 경기에서 서브 범실이 21개나 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서브에 대해 따로 지시한 것이 있나.
없다. 지난 경기는 그냥 서브에서 정말 안 되는 날이었다. 한 경기가 안 풀렸다고 우리의 서브가 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서브 1위 팀이다. 선수들은 스마트하기 때문에 알아서 서브에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무라드가 100%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도 100% 몸 상태를 회복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끝까지 함께 갈 선수를 고를 것인가.
단순하다. 누가 남은 시즌 동안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가 핵심이다. 나는 선수의 평가를 기록을 베이스로 하는 편이다. 훈련 때의 기록들도 비교해볼 것이고, 아포짓의 핵심인 공격 효율도 눈여겨 볼 것이다. 물론 기록만으로는 볼 수 없는 부분들, 예를 들면 팀 케미스트리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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