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역대급 순위 싸움으로 팬들 관심을 받고 있는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가 내일(5일)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V-리그 남자부는 지난달 13일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전을 끝으로 코로나19 브레이크 기간을 가졌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선수단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되자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15일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KB손해보험, 한국전력, 삼성화재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경기 재개 일이 세 차례나 더 미뤄졌다.
18일간 휴식기를 가진 남자부는 오는 5일 대전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다시 숨 막히는 레이스에 들어간다.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남자부 역시 5일부터 마지막 경기가 펼쳐지는 30일 KB손해보험-한국전력전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경기를 치른다. 배구 휴식일이었던 월요일에도 경기가 펼쳐진다.
코로나19 격리에서 해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이들의 컨디션 관리도 리그 잔여 경기를 치르면서 감독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리그 중단 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남자부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른 잔여 시즌 일정 축소 기준인 14일을 초과하면서 정규 리그 일정은 유지하되 포스트시즌 일정은 축소된다. 3전 2전승제로 진행되던 플레이오프는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단판승, 챔피언결정전은 5판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 운영된다.
이로 인해 만약 3위와 승점 3점 이내로 줄여 준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4위 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할 확률도 분명 있다. 이전보다 분명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오히려 경기력 유지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봄배구는 단기전이기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더 줄어든 채로 진행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정규리그처럼 포스트시즌도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1위 대한항공(승점 53점 17승 11패)부터 7위 현대캐피탈(승점 36점 13승 16패)까지 승점 차는 17점.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현대캐피탈에도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한 여전히 플레이오프 경쟁 싸움은 치열하고, 이는 5-6라운드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1위, 3-4위 경쟁은 보는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현장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피말리는 긴장감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4위(승점 39점 15승 14패)에 위치하고 있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본래 윙스파이커 포지션이 아닌 아포짓 포지션에 고정시킬 계획이다. 레오는 리그 중단 전 마지막 경기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아포짓으로 나서 26점에 공격 성공률 51%를 기록한 바 있다.
석진욱 감독은 <더스파이크>에 "레오를 아포짓으로 바꿔서 준비하고 있다. 훈련을 많이 못 했기에 경기를 통해 적응을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윙스파이커 한자리에 공백이 생겼는데, 차지환이 잘하고 있다. 조재성, 박승수, 최홍석이 한자리를 위해 경쟁하지 않을까 한다.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허덕이다 중반 이후 3위까지 올라온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를 봄배구 키플레이어로 뽑았다. 알렉스는 대부분의 지표가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그렇지만 단기전에서는 다를 거라는 게 신영철 감독의 이야기다. 신 감독은 "플레이오프만 가면 그 이후는 아무도 모른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다. 알렉스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알렉스가 키플레이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 공격을 책임져야 하는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는 "내 배구 인생에 있어 이렇게 순위 싸움이 치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 경기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선수들 모두 노력 중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더욱 초점을 맞춰 정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순위표 가장 높은 위치에서 웃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화재는 세터 노재욱이 사회복무를 모두 마친 후 팀에 합류했다. 주전 세터 황승빈의 뒤를 받칠 또 한 명의 주전급 세터 합류는 고희진 감독으로서는 호재다. 시즌을 치르면서 황승빈의 대체 자원 부재로 고심이 컸던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노재욱 선수는 팀에 합류해 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노재욱은 지난달 28일 선수 등록을 마쳤다. 등번호 2번을 달고 출격을 준비 중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선수들의 부상 관리가 중요하다. 모든 팀들이 2~3일 간격을 두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KB손해보험은 8일과 10일 경기를 치르는데 모두 원정 경기다. 우리카드는 대관 문제로 인해 16일(수) 평일에 낮 경기를 갖는다. 여러 변수가 기다리고 있기에 정규리그 종료 때까지 선수단, 구단 관계자, 코칭스태프는 마음을 놓지 못한다.
더 이상의 리그 중단은 안 된다. 또 한 번 장기 중단이 될 경우 2019-2020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순위 싸움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조기 종료될 수 있다. V-리그 구성원들은 올 시즌이 무사히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역대급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남자부, 그들의 마지막 레이스가 다시 시작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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