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세터 명장이 준비한
스피드 배구는?
‘컴퓨터 세터’ 김호철 감독과의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은 선장이 없이 난파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는 소방수 역할이었지만, 새로운 시즌은 김호철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팀을 만들고 있다. 특히 스피드 배구를 위해 세터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김하경, 이진에 이어 실업에서 활약하던 장신 왼손잡이 이솔아를 영입했고, 신인 드래프트로 세터를 또 뽑아 경쟁을 유도한다.
KOVO컵에서는 김하경 대신 출전했던 두 세터의 부진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뼈아픈 결과였지만,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을 보완해야 한다는 문제점은 확실하게 알았다. 김하경은 대표팀에서 높은 블로킹을 상대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이솔아는 김호철 감독의 일대일 지도 속에서 변신을 꿈꾼다. 김호철 감독은 올려놓고 때리는 단순한 배구보다는 힘있고 빠른 플레이를 원한다.
스피드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정적인 리시브
이번 시즌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이 아포짓, 대체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 아웃사이드 히터로 투입된다. 가장 큰 변수는 공격이 아니라 리시브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몇년간 허약한 리시브로 항상 고생을 했다. 외국인선수가 리시브를 하면 상대의 목적타를 견디면서 파괴력 있는 공격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더욱 산타나와 함께 대각에 자리할 국내 자원들의 힘이 필요하다. 표승주가 중심을 잡고 최수빈, 김주향, 육서영 등 젊은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이와 함께 김희진에게도 리시브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 시도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궁금하다. 리시브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다면 김호철표 스피드 배구는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
ACE 김희진
소속팀에선 미들블로커, 대표팀에선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갔다.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팀에서도 확실하게 아포짓으로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여자부에서 아포짓으로 뛰는 토종선수는 김희진이 유일하다. 그만큼 희귀하고 선수가 느끼는 부담도 크지만 가지고 있는 기량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김호철 감독은 “한 경기에 최소 50회 이상은 점프하면서 강타를 때려야 한다”며 강한 체력을 주문하고 있다. 고질인 무릎 부상에서 많이 회복됐다. 세계계선수권 대표팀에 뽑히지 않아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이전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감독은 수비와 리시브에서 더 많은 헌신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타고난 파워에 스피드를 추가한다면 김희진의 변신은 성공할 수 있다. 과연 빨라진 김희진의 플레이가 화성에 봄을 일으킬까.
우리 팀 외인을 소개합니다
달리 산타나(미국)
2022 외국인 드래프트 당시 아나스타샤 구르바노바(아제르바이잔/러시아)를 지명했던 IBK기업은행. 그러나 시즌 직전에 외인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 시즌 레베카 라셈 대신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달리 산타나가 다시 돌아왔다.
185cm의 신장을 가지고 있으며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경험도 있다. 지난 시즌 16경기 50세트에 출전해 187점, 44.50%의 성공률, 26.22%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처음부터 손발을 맞추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함께한 경험을 믿는다. 김희진이 아포짓을 소화하기에 이번 시즌 산타나가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제 몫을 다 해줘야 한다.
KEY PLAYER 김하경
김호철 감독을 만난 이후 배구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팀 내분으로 주전 세터가 갑자기 사라진 상황에서 주전 역할을 맡았지만 긴 기다림의 보상은 찬란한 꽃이었다. 쑥쑥 성장한 김하경은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를 선보이려고 한다. 충분한 경험치를 쌓은 그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IN
이솔아(S), 전현경(MB)
김윤우(S), 오유란(L) : 신인
글_이보미/김하림/박혜성 기자
사진_더스파이크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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