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강호 터키를 꺾는 데는 양효진과 박정아, 두 도우미의 힘이 있었다.
4일 한국은 터키와 5세트 혈투 끝에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 서브의 힘으로, 3세트를 듀스 끝에 가져오면서 세트 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 패배 후 맞은 5세트, 한국은 혼자 7점을 책임진 김연경 맹활약과 10-10에서 13-10까지 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은진 서브 등을 묶어 승리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8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경기를 마무리하는 득점을 올린 김연경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지만 이날 역시 도우미들의 힘이 없었다면 승리로 가는 길은 더 험난했다. 터키전 일등 도우미의 주인공은 양효진과 박정아였다. 두 선수 모두 결정적인 순간 존재감을 뽐내며 한국의 4강 진출에 일조했다.
양효진은 터키 장신 군단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블로킹 감각을 과시했다. 1세트부터 블로킹 2개를 잡아낸 양효진은 2세트 한국 날카로운 서브 공세에 마침표 역할을 했다. 2세트 초반 두 차례 블로킹으로 한국이 12-6 리드를 잡는 데 앞장섰고 이후 블로킹 한 개를 추가해 2세트에만 블로킹 3개를 기록했다.
3세트에는 공격에도 활발하게 모습을 보였다. 염혜선이 세트 초반 양효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양효진은 특유의 빈 곳을 정확히 노리는 속공으로 득점을 올렸다. 양효진은 이날 블로킹 6개 포함 총 11점을 기록했다. 4, 5세트는 비록 무득점이었지만 3세트까지 한국이 기세를 가져오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박정아는 다시 한번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면모를 선보였다. 2세트를 가져오는 과정에는 김연경과 함께 공격을 주도한 박정아는 3세트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계속되는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24-22 리드를 내주고 자칫 위기를 맞이할 뻔했던 한국이지만 박정아의 ‘클러치 본능’ 덕분에 세트 스코어 2-1을 만들 수 있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경 활약은 상수로 가져가고 있다. 김연경 혼자 힘만으로는 승리에 도달할 수 없기에 주변 도움이 꼭 필요하고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매 경기 도우미들이 등장해 힘을 보태고 있다.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터키전에서는 양효진과 박정아가 그랬다.
박정아는 이번 도쿄올림픽 전반에 걸쳐 5년 전 리우올림픽과 비교해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시브에서 가지는 약점으로 상대 서브 공략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버텨주고 있다. 무엇보다 김연경이 후위에 갔을 때 공격과 높이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보여주는 강심장은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더 빛나는 요소다.
양효진은 현재 한국 여자배구 미들블로커 중 가장 좋은 높이를 자랑하면서 서구권 강팀과 맞붙을 때 블로킹에 최대한 빈틈이 덜해지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큰 힘이 되고 있는 눈에 크게 띄진 않지만 중요한 요소이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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