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폼과 토스 높이 변경, 성공적인 듯” 느낌이 좋은 정성규의 비시즌

인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9-04 14: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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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과감하게 선택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정성규가 기분 좋은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도드람 2022-2023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정성규는 트레이드(이승원, 정성규, 황승빈 ⟷ 류윤식, 이상욱, 이호건, 하현용, 홍기선)를 통해 정들었던 삼성화재를 떠나 우리카드로 향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코트를 밟는 횟수는 급감했지만, 원 포인트 서버로서의 역할은 바뀐 팀에서도 여전히 정성규의 몫이었다.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불리할 때는 분위기를 바꾸고 유리할 때는 승기를 잡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우리카드의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한 정성규는 총 13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2023-2024시즌 프로필 촬영을 진행한 정성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정성규는 “우리카드에서의 첫 시즌이었고,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봄배구에도 나서 본 시즌이라 기억에 남는다. 삼성화재 때보다는 코트에 나설 시간도 줄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도 자주 나서고 싶었는데 좀 아쉽다. 감독님의 스타일에 아직 부합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아쉬움과 기쁨이 공존했던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비시즌에는 어떤 부분에 주력하고 있는지 묻자 정성규는 “장점인 서브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서브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고, 수비와 리시브도 신경 쓰고 있다. 특히 수비 연습은 더욱 집중하고 있다.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갔을 때도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덧붙여 정성규는 “이번 비시즌에 서브 폼이랑 서브 토스 높이를 싹 바꿨다. 이전처럼 높이 던지지 않고 적당히 띄워놓은 뒤 앞으로 달려가면서 치는 폼을 선택했는데 나랑 잘 맞는 것 같다”며 새로운 시도도 성공적이었음을 밝혔다.

정성규의 비시즌에는 배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8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 이야기를 꺼내자 곧장 웃음을 터뜨린 정성규는 “예전부터 야구를 좋아했는데, 좋은 기회를 얻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 던질 때는 너무 떨렸다. 잘 던지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투구판에서 미트까지 거리가 멀더라. 서브 칠 때보다 더 긴장됐다(웃음). 배구를 시작할 때 같은 느낌이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서의 정성규는 V-리그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강자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과 넘치는 파이팅은 그의 주무기다. “실패를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와 자신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만의 무기”라고 밝힌 정성규는 “20-20이나 24-24처럼 반드시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을 오히려 즐긴다. 이런 상황에서 내 것을 잘 해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서브를 할 때만큼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서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성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서브 득점과, 본인을 제외하고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하는 원 포인트 서버는 누구인지도 물었다. 그는 먼저 기억에 남는 서브 득점으로 지난 시즌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 3세트에 터뜨린 서브 득점을 꼽았다. 이날 정성규는 세트스코어 1-1에서 맞이한 3세트의 25-24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3세트를 끝냈다. 그는 “승리가 절실한 순간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주전 이탈도 있는 경기였다. 그동안 상상만 했던 걸 현실로 만든 순간이었다”고 당시 경기를 돌아봤다. 본인 외에 잘 한다고 생각하는 원 포인트 서버로는 현대캐피탈의 이시우를 꼽으며 “질문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올랐다. 워낙 잘 치는 선수”라고 말한 정성규는 “다음 시즌에는 내가 더 잘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정성규에게는 원 포인트 서버를 넘어 아웃사이드 히터로 더 오랜 시간 코트를 밟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는 “사실 서브 말고 다른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다보니 감각이 좀 떨어져서 그렇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내 리듬을 잘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세터와의 호흡에도 전혀 문제는 없다. (이)승원이 형은 삼성화재에서 같이 해본 적이 있어서 문제 없고, (한)태준이와도 잘 맞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는 지금 당장은 쉽지 않다. 대신 코트에 들어가게 된다면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며 냉철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정성규는 인터뷰를 마치며 “지난 컵대회까지는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어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좀 필요했다. 시즌이 시작하면 선수들이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다가오는 시즌 장충체육관에서는 원 포인트 서버 정성규의 두려움 없는 강서브도, 아웃사이드 히터 정성규의 발전한 모습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사진_인천/김희수 기자, 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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