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만난다는 건 치과에 가는 것” 라바리니의 이야기는 무슨 뜻일까? [VNL]

수원/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6-30 14: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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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만나는 건 마치 치과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과의 맞대결을 앞둔 라바리니가 흥미로운 비유를 들려줬다.

폴란드가 30일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3주차 경기에서 불가리아를 세트스코어 3-1(26-28, 25-19, 25-16, 25-15)로 제압했다. 막달레나 스티시악이 경기 최다인 19점을 터뜨렸고, 올리비아 로잔스키와 마르티나 치르니안스카가 각각 16점, 14점으로 뒤를 받쳤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패했지만 2세트부터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둔 폴란드였다.

경기 후 믹스드 존에서 승장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라바리니 감독은 “어제(29일 독일전)보다 확실히 좋은 경기를 했다. 다만 1세트를 지고 2세트에도 위기를 맞이한 것은 우리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긴 했다. 불가리아는 실수를 한 번 하면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불타오르는 팀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실수를 최대한 줄여서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부분이 잘 된 것 같다”는 경기 소감을 들려줬다.
 

폴란드는 28일 미국전과 29일 독일전에서 모두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다. 그리고 이날 3일 연속 경기에 나섰다. 심지어 세 경기 모두 그 날의 첫 경기였다. 일정에 대한 불만이나 부담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3일 연속으로 터프한 경기를 했다. 게다가 3주차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은 더 컸다. 그러나 이건 정해진 일정이고, 모든 팀들이 다 비슷한 조건에 있다. 톱클래스 경기에서는 이런 부담도 이겨내야 성장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폴란드는 이제 3주차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바로 7월 2일 펼쳐지는 한국전이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룩했던 그가 한국 땅에서 제자들을 적으로 만나게 된 상황.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을 만날 생각을 하면 감정적으로 동요하게 된다.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어제(29일)도 한국 코칭스탭들과 연락을 했다. 같은 호텔을 쓰고 있지만,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기가 어려웠다. 7월 2일에 만나면 한 번 껴안아주고 싶다”며 한국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계속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는 예상을 밝힌 그는 “한국을 만난다는 것은 마치 치과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꼭 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정말 가기 싫은 그런 느낌이랄까(웃음)”라며 한국을 적으로 만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음을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그래도 프로페셔널하게 경기에 임하겠다. 어쩌면 그 경기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만약 7월 1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패한다면, 7월 2일 경기에서 라바리니 감독이 한국에 VNL 두 대회 연속 전패라는 비수를 꽂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7월 2일, 수원 칠보체육관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릴 듯하다.

사진_수원/김희수 기자, 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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