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으로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2024 파리올림픽 뿐만 아니라 5년 뒤 LA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22일 2028 LA올림픽 진출 방식을 발표했다. 파리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얻는 방식에서 또 바뀌었다. 한국 남자, 여자배구가 LA로 갈 수 있는 방법 중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루트는 2026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이다. 이마저도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2020년 1월 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전에서 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까스로 도쿄행 티켓을 획득했다. 올림픽 3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대회 개최 시기와 상황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9년 8월 대륙간 예선전에서 ‘아시아 강자’ 중국과 일본이 이미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었다. 대륙별 예선전은 사실상 한국과 태국의 싸움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한국이 웃었다.
파리올림픽 진출 방식에서는 대륙별 예선전이 빠졌다. FIVB 세계랭킹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FIVB의 각종 대회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면서 세계 배구 스타들을 불러 모으게 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불리했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는 FIVB 랭킹 33위다. VNL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20연패를 기록하면서 랭킹 포인트가 대폭 삭감된 상황이다. 현재 VNL 핵심팀 자격이기 때문에 올해 챌린저컵 강등은 없지만, 이후에도 VNL에 꾸준히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다.
여자배구는 올해 9월 올림픽 예선전에도 출격한다. 총 24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각축을 벌이는데, 각조 상위 2개팀 만이 파리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다. C조에 속한 한국은 폴란드 우치로 떠난다. 폴란드를 비롯해 이탈리아, 미국, 독일, 태국, 콜롬비아, 슬로베니아와 한 조에 편성됐다. FIVB 랭킹이 급격하게 하락한 상황에서 올림픽 예선이 파리로 가는 유일한 희망이다. 하지만 강호 이탈리아, 미국, 폴란드는 물론 성장 중인 독일과 태국까지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앞선다. 파리행도 가시밭길이다.
2028 LA올림픽 진출 방식에 다시 대륙별 대회가 등장했지만 역시 녹록지 않다. 총 12장의 티켓 중 먼저 개최국 미국이 1장을 가져갔다. 2026년 대륙별 선수권 우승팀도 LA로 향한다. 총 5장의 LA행 티켓이 걸려있다.
특히 FIVB가 세계선수권 개최 주기를 4년에서 2년으로 바꾼 것이 눈길을 끈다. 세계선수권은 2025년과 2027년에 열린다. 그리고 2027년 세계선수권 상위 3개팀에 LA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세계선수권에는 32개팀이 출격한다. 개최국과 직전 대회 우승팀, 대륙별 선수권 상위 3개 팀 그리고 FIVB 랭킹을 기준으로 15개 팀이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다. 현재 여자배구, 남자배구 모두 FIVB 랭킹 33위다. 세계선수권 출전 여부조차 불확실하다.
마지막 LA올림픽 본선 출전권 3장은 FIVB 랭킹에 따라 상위 팀에 주어질 예정이다.
LA올림픽으로 가기 위해서는 2026년 아시아선수권이 기회인 셈이다. 현재 FIVB 랭킹 5위 중국, 7위 일본, 15위 태국도 이 대회에서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3개 팀을 넘어야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도 보인다.
한국 남자배구는 VNL 출전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작년 FIVB 발리볼 챌린저컵 우승으로 2023년 VNL 티켓을 거머쥐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올해는 7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우승으로 다시 FIVB 발리볼 챌린저컵 출전권을 획득하고자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남자배구 역시 2026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FIVB 랭킹 7위 일본, 12위 이란, 22위 카타르, 23위 중국을 제쳐야 희망이 보인다.
사진_FIVB, 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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