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김연경과 에르뎀, 8강에서 엇갈린 두 절친의 희비

서영욱 / 기사승인 : 2021-08-04 15: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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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페네르바체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 김연경과 에르뎀이 올림픽에서 맞은 결말은 사뭇 달랐다.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첫 번째 경기 주인공은 한국과 터키였다. 여러모로 얽힌 게 많은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한국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페네르바체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엑자시바시에서 뛰었다. 오랜 터키 리그 경력으로 8강에서 맞붙은 터키 대표팀 선수들과는 대부분 동료로 혹은 적으로 상대한 인연이 있었다. 여기에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한때 터키 대표팀 감독인 조반니 구이데티 감독 밑에서 코치 생활을 보낸 바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두 팀은 인연이 있는 편이었다.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는 사이도 있었다. 김연경과 터키 대표팀 에다 에르뎀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여러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연경이 2017년 중국 베이징으로 떠날 당시 에르뎀은 개인 SNS를 통해 작별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두 선수 모두 각국 주장으로서 올림픽에 나섰다.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 끝에 나뉜 승자와 패자. 마지막에 웃은 건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5세트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을 기록하는 등 이날 총 28점을 올리며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를 다시 밟았다.  

 


에르뎀은 블로킹 5개 포함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전 대부분 예상은 터키의 손을 들어줬지만 터키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에르뎀을 비롯한 일부 터키 선수들은 눈물을 보였다. 에르뎀은 한국과 8강 경기를 앞두고 대형 산불과 싸우는 터키 국민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남다른 각오를 안고 뛴 경기였기에 패배에 따른 충격도 더 클 법했다.

경기 후 터키 ‘TRT’와 인터뷰에서 에르뎀은 “현재 기분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정말 정말 슬프다. 좋은 기회를 놓쳤기에 더 슬프다”라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한국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은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라고 덧붙였다.

터키 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았다. ‘죽음의 조’로 불린 B조에서 중국과 미국, 아르헨티나를 꺾고 조 3위로 8강에 올라 터키 여자배구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갱신했지만(2012 런던올림픽 당시 B조 5위로 조별리그 탈락) 내심 더 높은 곳을 노릴 수 있던 상황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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