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을 이끌던 김형실 감독이 사퇴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창단 사령탑이던 김형실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2022년 11월 29일자로 김형실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외에서 차기 감독 후임을 찾기 시작할 것이며, 그때까지는 이경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형실 감독은 29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인터뷰에서 “1라운드가 끝날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 IBK기업은행 전에 패하면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성적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22일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패하며 개막 이후 10연패에 빠졌다. 지난 시즌에 비해 범실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득점이 상대 팀에 비해 떨어졌다. 부상 선수가 많아 가동할 자원이 많지 않은데다 세터와 공격수와의 호흡, 리시브 불안 등 신생팀에게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 없기에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다. 김형실 감독은 경기 뒤 “다 내 책임이다”라며 큰 결심을 앞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2021-2022시즌 여자부 제7구단으로 등장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3승28패 승점11로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한데 이어 이번 시즌도 10연패 승점1에 머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순천 KOVO컵 이후 팀의 부진에 몇몇 극성 팬들은 감독교체를 요구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형실 감독은 팀을 위해 마지막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스태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김 감독은 “연패가 계속되면 그 분위기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책임은 내가 안고 떠날 테니 남은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잘 협력했으면 좋겠다. 페퍼저축은행만의 전통을 만들어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한 뒤 용인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왔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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