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나경복이 등장한다.
우리카드는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OK금융그룹과 결승전서 세트스코어 3-1로 2015 청주‧KOVO컵 이후 5년 만에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세트를 여유롭게 가져온 우리카드는 2세트 위기에 봉착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트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진도 잠잠했다. 팀 공격 성공률은 하락세를 그리던 중 나경복이 세트 후반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치를 끌어 올렸다.
나경복은 단독 블로킹을 시작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듀스로 흘러간 승부에서 나경복은 더욱 힘을 냈다. 특히 20-20에서 연속 7점을 책임졌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블로킹을 이용했다.
1세트 3점(성공률 33.33%)에 머물렀던 나경복은 2세트 12점(성공률 69.23%)을 올리며 포효했다. 20점대 고지에 올라서기만 하면 득점력을 과시했다.
3세트도 같은 흐름이었다. 우리카드는 초반부터 불안한 리시브에 1-5 리드를 내줬지만 차츰 쫓아왔다. 중요한 상황에서 나경복이 모습을 드러냈다. 3세트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지면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지난 19일 KB손해보험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서 28점(성공률 57.14%)를 기록, 약 18시간 뒤 펼쳐진 한국전력과 준결승전에서는 32점(공격 성공률 50%)을 책임졌다. 나경복은 3일 연속 경기를 치르면서도 막강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쉴 틈이 없었다.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 고된 일정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피곤하겠지만 이겼을 때 힘듦은 심리적으로 다르게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 이번 대회에서, 나경복은 아포짓으로 코트에 섰다. 나경복은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졌다. 조별에선 기준 득점 1위(87점), 공격 4위(성공률 55.71%)에 올랐다.
이날 나경복은 블로킹 4개를 포함, 22점(성공률 62.06%)으로 팀 견인에 앞장섰다.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사진_의정부/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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