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에는 살아 있는 전설 박철우가 있다. 불혹을 앞둔 박철우는 19일 대한항공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 경기를 가졌다.
리그 재개 후 네 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시즌 후반을 맞고 있는 한국전력은 이날 경기 전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외국인 선수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의 부상 소식이었다. 다우디는 경기 당일 아침 욕실에서 미끄러지며 치아에 큰 부상을 입었다. 치과 치료로 인해 이날 경기장에 못 왔다.
경기 전 장병철 감독은 "다우디가 오늘 아침에 욕실에서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악재가 덮쳤다. 선수들이 잘 버텨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다우디를 대신해 한국전력의 아포짓 선발로 나간 선수는 베테랑 박철우. 올 시즌 다우디가 흔들릴 때마다 한국전력의 소방수 역할을 맡으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박철우였다.
올 시즌 32경기(86세트)에 출전해 101점, 이전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기록이지만 기록지에서 나타나지 않는 박철우만의 가치가 있다. 장병철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팀이 흔들리거나, 경기에서 뒤지고 있을 때 박철우를 투입했다. 그리고 재미를 봤다.
이날도 박철우는 한국전력의 특급 소방수 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1세트 공격은 물론이고 22-19에서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날카로운 서브에이스를 올렸다.
2세트에도 그의 활약은 여전했다. 9-10에서 정지석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동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13-14에서는 깔끔한 후위 공격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단 연결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힘을 보여줬다. 박철우는 2세트까지 11점, 공격 성공률 66%를 기록했다.
그리고 중요한 4세트에서 박철우는 또 한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2-13으로 근소하게 뒤져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에 앞장섰다. 한국전력은 이를 계기로 임성진의 블로킹, 상대 공격 범실을 이끌어내며 내줬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왔다.
4세트 19-18에서 또 한 번 득점을 올린 박철우는 시즌 첫 20점 고지를 밟았다. 한국전력은 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 이날 박철우는 양 팀 최다인 20점에 공격 성공률 51%로 맹활약했다.
한국전력은 다우디가 결장했지만 듬직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박철우의 활약 덕분에 대한항공을 3-1(25-20, 25-21, 16-25, 25-23)로 제압했다. 3연승을 내달린 한국전력은 승점 50점(18승 15패)에 안착했고, 3위 우리카드(승점 51점 14승 19패)와 승점 차도 1점으로 좁혔다.
불혹을 앞둔 박철우지만, 그는 여전히 20대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국전력 특급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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