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다! VNL행 티켓 노리는 호주·칠레·체코①[챌린저컵]

김희수 / 기사승인 : 2022-07-25 1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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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VCC)에 개최국인 한국을 포함해 쿠바, 튀니지, 튀르키예, 카타르, 칠레, 체코, 호주까지 총 8개 팀이 참여한다. 2018년 VNL 이후 4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남자배구 국제대회인 만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는 국가에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이 주어지는 만큼 각 국가별 최정예 멤버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구 팬들에게는 세계 각지에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총 2편에 걸쳐 개최국 한국을 제외한 7개 팀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FIVB 세계랭킹 역순으로 호주, 칠레, 체코에 대해 알아본다.

▲ 호주, 상처 입은 ‘발리루’의 절치부심
-FIVB 랭킹 38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3회 출전, 최고 성적 8위(2000 시드니)
: VNL 4회 출전, 최고 성적 13위(2018, 2019)
: VCC 출전 이력 없음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캥거루와 발리볼의 합성어인 ‘발리루’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호주 배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VNL에서 1승 11패를 기록하면서 최하위를 기록, VCC로 강등됐다. 상처를 입은 채 VCC로 강등된 호주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VNL 복귀를 노리고 있다. 개막일인 28일 한국의 첫 상대가 될 호주는 FIVB 랭킹 38위로 참가국 중 가장 낮은 순위이지만, 이는 VNL에서 막강한 팀들을 상대하며 거둔 11패로 인해 떨어진 순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호주의 주목할 선수는 205cm 장신 세터인 아르쉬딥 도산지다. 호주의 주전 세터인 도산지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경기를 뒤흔드는 선수로, 기복이 상당해서 도산지의 플레이나 컨디션에 따라 호주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VNL에서도 지난 6월 11일 슬로베니아전 세트 성공률 36.23%, 6월 12일 네덜란드전 42.86%, 6월 21일 캐나다전 18.37%, 6월 24일 불가리아전 16.96%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널뛰기’ 경기력을 보여줬다. 신장을 활용한 적극적인 패스페인트와 전위에서의 블로킹 가담 능력이 위협적이며, 1996년생의 많지 않은 나이에도 호주·폴란드·카타르·이탈리아·프랑스·튀르키예 등 다양한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이다.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22 VNL에서는 전반적으로 상위권 팀들의 강한 서브에 고전하면서 하고 싶은 배구를 구사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주포 역할을 수행한 윙 스파이커 로렌조 포프의 공격력은 날카로웠지만, 그것만으로 승리를 따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유일한 승리를 따낸 경기였던 불가리아 전을 보면 세터 도산지의 세트 성공률이 저점이었음에도 적극적인 중앙 속공 활용과 중요할 때마다 터진 블로킹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즉 호주의 경기 운영은 미들 블로커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호주는 VNL에서 최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경험치를 쌓아온 반면 이번 대회 상대팀들의 레벨은 비교적 낮아졌기 때문에 도산지의 경기력이 연달아 저점을 찍지만 않는다면 주 무기인 중앙 활용을 앞세워서 VNL에서보다 위력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도 있다.

▲ 칠레, 브라질이 없는 국제대회라면 다르다?
-FIVB 랭킹 27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출전 이력 없음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2회 출전, 최고 성적 5위(2018 마토지뉴스)



칠레는 브라질이라는 남미의 절대 강자에 가려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2021년 열린 남아메리카 챔피언십(SAC)에서도 브라질-아르헨티나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VCC에 칠레는 남미 대표로 참가한다. 칠레에게는 남미 대표로 참가해 우승을 한다면 언제나 브라질의 그늘에 가려 눈에 띄지 못했던 설움을 풀고, VNL행 티켓도 거머쥘 수 있는 일석이조를 챙길 절호의 기회이다.

칠레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윙스파이커 비센테 파라귀레다. 2021 SAC에서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정된 선수로, 칠레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회 베스트 플레이어에 선정됐다. 194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빠른 스텝과 넓은 시야를 이용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특히 전위에서 대각 방향으로 각을 만드는 공격에 능하다. 토마스·마티아스 파라귀레까지 3형제가 모두 배구선수를 하고 있는 ‘배구 집안’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 2021 SAC에서 보여준 칠레의 모습은 다소 아쉬움이 컸다. 주전 미들 블로커인 시몬 게라와 가브리엘 아라야가 모두 2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팀이 아닌데, 속도감 있는 세트 플레이나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같은 신체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무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되려 퀵오픈이나 속공 등의 세트 플레이에서 합이 맞지 않는 모습도 계속해서 나왔다. 다만 이 대회를 기점으로 주전 라인업에 80년대생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한참 전성기를 보내고 있거나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선 선수들 위주로 선수가 구성됐고, 특히 주포 비센테 파라귀레의 나이가 기량이 정점에 들어서는 시기인 만큼 팀적으로 급성장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 체코,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FIVB 랭킹 24위
-올림픽·VNL·VCC 출전 이력 및 최고 성적
: 올림픽 5회 출전, 최고 성적 2위(1964 도쿄)
: VNL 출전 이력 없음
: VCC 1회 출전, 최고 순위 2위(2018 마토지뉴스)



체코는 이번 VCC 참가국 중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던 팀이다. 1964 도쿄 올림픽 은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 또한 월드 챔피언십·월드컵·월드리그 등의 굵직한 국제대회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춰온, 국제전에 잔뼈가 굵은 팀이다. 그러나 VNL로의 체제 변경 이후에는 아직 출전 이력이 없는 것이 흠이다. 체코는 이번 VCC 우승을 통해 VNL에 첫 발을 내딛으며 1964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고자 한다.

키플레이어인 윙스파이커 얀 갈라보프는 지난 6월 18일 막을 내린 2022 유럽배구연맹(CEV) 유럽 골든 리그에서 대회 MVP를 차지했다. 빠른 스윙 스피드와 대각, 직선을 가리지 않는 코스 공략으로 필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뽑아내며 체코의 우승에 기여한 갈라보프는 코트 위 어디서든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선수이다. 1996년생으로 한참 전성기에 있는 갈라보프는 이번 VCC에서도 체코의 핵심 중 핵심이다.

그동안 체코를 이끌었던 선수들인 얀 하드라바, 마이클 핑게르 등이 모두 빠진 로스터였음에도, 체코는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경기력으로 2022 CEV 유럽 골든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고른 점유율 분배가 인상적이었다. 아포짓 자리에 마렉 소톨라와 패트릭 인드라를 번갈아가며 기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회 일정이 짧기 때문에 체력 안배보다는 베스트 라인업의 가동이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VCC에서도 계속해서 이러한 선수기용이 이어질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사진_FIVB, C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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