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말한 ‘원터치’로 OK금융그룹이 웃었다. 오기노 감독은 4R 돌풍의 근거로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을 수정했다”고 콕 집어 말했다. 동시에 ‘원터치’ 블로킹을 강조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OK금융그룹은 이날 경기에서 레오의 36득점과 함께 ‘상대전 최다’인 16개의 팀 블로킹을 기록했다. 또 24개의 유효 블로킹이 수비진을 도왔다.
경기 내내 중요한 순간마다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1세트 첫 두 점을 각각 유효 블로킹과 블로킹 득점으로 따낸 OK금융그룹은 22-18 상황에서 레오가 두 번 연속 유효 블로킹에 이은 오픈 공격으로 랠리를 끝냈다. 2세트의 마지막도 박성진의 블로킹 점수였으며, 3세트에는 바야르사이한이 세트 후반 단독 블로킹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도 했다. 마지막 세트였던 4세트 흐름을 가져왔던 포인트도 단연 블로킹이었다. 신호진의 블로킹으로 6-5 역전에 성공한 OK금융그룹은 7-6에서 진상헌마저 상대의 공격을 덮어냈다.
오기노 감독이 오기 전인 지난 시즌, OK금융그룹은 세트당 2.073개로 팀 블로킹 5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시스템을 수정하기 전까지는 6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4라운드에 들어선 후 OK금융그룹은 달라졌다. 절대적인 블로킹 득점 수치와 더불어 유효 블로킹 개수가 많아졌다. 이번 라운드를 기준으로 블로킹(43개)과 유효 블로킹(73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들블로커 진상헌과 바야르사이한이 있다. 이날 두 미들블로커는 서로 다른 느낌의 블로킹을 선보였다. 진상헌은 레오와 붙어가는 로테이션에 위치한 만큼 손에 닿는 블로킹에 집중했고 6개의 유효 블로킹을 기록했다. 반대로 바야르사이한은 엄청난 탄력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5개의 블로킹 득점을 만들었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이 높아진 것도 한몫을 다 했다. 블로커들의 손에 공이 많이 걸리자, 디그로 걷어 올리는 공들이 늘어났고 레오가 점수로 연결해 냈다. 베테랑 외국인 선수가 시동을 거니 국내 선수들도 덩달아 살아났다. 2년 차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과 부상에서 복귀한 차지환, 군 제대 후 돌아온 박창성까지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의 분위기가 아예 바뀐 것이다.
이번 시즌 출발이 좋았던 OK금융그룹이다. 2라운드까지 8승을 거뒀다. 이후 3라운드 전패로 포스트 시즌과 멀어지는 듯했지만 다시 한번 시동을 걸었다. 시스템 수정을 통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함께 V리그 남자부의 판도를 뒤바꿀 팀으로 꼽히고 있는 OK금융그룹. 과연 그들의 변화가 후반기 리그 순위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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