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은 상대 공격을 막는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다. 어쩌면 공격보다 짜릿한 득점을 맛볼 수 있다. 팀의 흐름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는 큰 무기이기도 하다.
흔히 블로킹은 키가 커야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키가 크고, 긴 팔을 가졌다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블로킹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의 공격에 맞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맞춰 블로킹을 뜨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선수일지라도 블로킹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V-리그에서 블로킹의 손맛을 가장 많이 본 선수는 누구일까. TOP5를 살펴봤다.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만들어낸 선수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소속의 양효진이다. 무려 역대 통산 블로킹 1356점을 올렸다. ‘블로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블로킹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격 앞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활약한 바 있다.
2014년 1월 31일 블로킹 600점을 역대 1호로 달성하면서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 2014-2015 시즌부터 시작해 바로 직전인 2021-2022시즌까지 빠짐없이 베스트7 미들블로커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역시 87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효진은 뛰어난 블로킹 실력뿐 아니라 공격 면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시즌 속공 부문에서도 1위 기록과 동시에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또한 역대 통산 1호로 6500점 달성과 더불어 블로킹 성공 1350점을 이뤄내며 독보적인 기록을 세워나갔다. 완벽한 미들블로커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한국도로공사의 정대영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블로킹 1위 팀으로 일명 ‘도공 산성’으로 불렸다. 한 경기에 팀 블로킹으로만 19점을 올리며 견고한 벽을 자랑했다. 정대영은 배유나와 함께 블로킹 산성을 만들었다.
정대영의 역대 통산 블로킹 득점은 1101점이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에선 가장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다. 시즌을 17년째 지키고 있는 꾸준함도 지니고 있다. 2018-2019시즌부터 직전 시즌까지는 블로킹 2위, 7위, 2위, 4위를 순서대로 기록했다. 이외 시즌에서도 블로킹 TOP10 안에 들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이 지날수록 정대영의 벽은 더욱 견고해진다. 베테랑 중 베테랑 선수로서 양효진과 같이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 도로공사의 벽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꾸준함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흥국생명을 떠난 김세영(은퇴)은 3번째로 많은 블로킹 득점을 보유하고 있다. 역대 통산 블로킹 971점을 기록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역대 블로킹 1000점에 29점을 남겨두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세영은 190cm의 큰 신장으로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였다. 2017년 2월 8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블로킹으로만 13점을 만들었다. 이는 한 경기 최다 블로킹 득점으로 남아있다.
또 한 명의 2020 도쿄올림픽 활약 멤버인 IBK기업은행 김수지가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수지는 지난 시즌 블로킹 77개를 잡아내며 블로킹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경력만 17년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만큼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김수지는 블로킹뿐 아니라 이동공격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2021-2022 시즌 이동공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에서 득점이 필요할 때 세터가 믿고 줄 수 있는 선수다.
김수지는 역대 통산 블로킹 841점으로 900점에 다다르기까지 59점이 남아있다. 돌아오는 시즌에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지막 TOP5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KGC인삼공사 소속의 한송이다. 역대 통산 블로킹 783점으로 800점까지 17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돌아오는 2022-2023시즌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송이는 2020-2021시즌 79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양효진을 제치고 블로킹 1위의 자리에 올랐다. 더불어 베스트7 미들블로커에 선정되며 2019-2020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자리를 지킨 바 있다.
KGC인삼공사의 미들블로커진도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박은진과 정호영이 한송이와 함께 포진돼 있다. 그럼에도 한송이는 직전 시즌 베테랑답게 이들 중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기록했다. 총 47개를 성공시키며 9위에 안착했다.
아울러 한송이는 2021년 2월 3일 역대 4번째로 득점 5000점을 달성했다. 이에 받은 상금을 학대 피해 아동들을 위해 전액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새 시즌 V-리그에서 김수지와 한송이는 각각 블로킹 900점과 800점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역대 1호’의 길을 걷고 있는 양효진은 매경기 새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2022-2023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새 시즌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박상혁,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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