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강예진] 신영석은 신영석이었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08-2009시즌 드림식스에 입단, 2013-2014시즌 우리카드, 2014-2015시즌 현대캐피탈 그리고 7시즌 만에 한국전력에 새 둥지를 틀었다.
파격적인 이동에 모두가 놀랐다. 현대캐피탈 주장이자 팀 든든한 기둥이었던 신영석이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소속팀은 변했지만 클라스는 여전했다. 상대적으로 중앙이 약점으로 꼽혔던 한국전력에 신영석의 합류는 천군만마였다. 더군다나 개막 후 승리가 없는 한국전력으로선 신영석 효과를 더욱 기대했다.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채 신영석은 15일 대한항공전에 스타팅으로 나섰다.
합류 이틀 만에 출격했다. 신영석보다 3일 앞서 한국전력에 합류한 세터 김광국과 호흡은 어색하지 않았다. 둘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캐피탈(現 우리카드)에 함께 몸담았다. 경기 전 장병철 감독은 “합류 후 첫 훈련 때 영석이가 광국이 속공을 때리더니 곧장 광국이가 ‘몸이 기억하고 있네요’ 라고 말하더라. 완벽하진 않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췄다.
대한항공은 신영석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속공에 장점이 있는 신영석을 내버려 둬서는 안됐다. 속공을 먼저 보느라 사이드로 가는 블로킹 타이밍이 늦었다. 러셀과 박철우에게 따라가는 블로커가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 신영석 효과다.
박철우와 함께 팀 중심을 잡았다. 리딩 블로킹 능력이 뛰어난 신영석이 한자리를 잡아주니 다른 블로커가 옆으로 따라붙어 빈틈을 메웠다. 상대는 높이가 있는 신영석을 피해 공격했지만 다른 블로킹에 걸리며 날개를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영석 외에 김광국, 이시몬 등 여러 선수가 손맛을 봤다. 유효블로킹 개수도 늘어났다. 종전까지 유효블로킹은 경기당 10.71개 였지만 이날은 17개로 수직 상승했다.
승리의 발판은 신영석이 마련했다. 1세트를 뺏기고 돌입한 2세트 대한항공 정지석이 처리하는 이단 볼을 완벽히 애워쌌다. 뒤이어 자신의 서브 타임 때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서브 득점까지 올렸다. 큰 점수차로 세트를 원점으로 돌렸다.
3,4세트 치고 나가야할 상황 블로킹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상대 속공을 단독으로 차단, 4세트 한 점차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서브 득점으로 간격을 벌렸다.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 8점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러셀, 박철우가 합작 50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기며 7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사진=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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