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아시아선수권대회 MVP 사버 카제미와 2020 도쿄올림픽 득점왕 브루노 리마를 V-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을까.
2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는 2022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린다. 이를 두고 V-리그 7개 구단들은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외인을 잘 뽑기 위해 지금도 많은 영상을 보고 기록지를 찾아보며 열을 올리고 있다.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있다.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 토마스 에드가(등록명 에드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등 V-리그 경력자를 비롯해 리비아 출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 쿠바 출신 루이스 엘리안, 폴란드 출신 케빈 사삭도 지명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이 선수들도 후보군에 있다. 바로 2020 도쿄올림픽 득점왕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브루노 리마, 2021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MVP인 이란 출신의 사버 카제미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카제미를 보자. 카제미는 이란의 떠오르는 스타이자 차세대 에이스로 손꼽히는 선수다. 2018-2019시즌에는 터키리그 지랏 방카시에서 뛰었다. 2021-2022시즌에는 카타르리그 알 아라비에서 뛰었다. 이 외 시즌에는 모두 자국 이란에서 뛰었다.
1998년생인 카제미는 205cm의 장신으로 아포짓 스파이커를 포지션에서 뛰는 왼손잡이 선수다. 스파이크 높이가 360cm에 달한다. 강력하면서도 커브처럼 휘어져 오는 서브가 일품이다. 마치 한국전력 박철우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한다.
2021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는데 이란에 통산 4회 우승을 안겨줬으며 동시에 대회 MVP도 수상했다. 또한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는데 5경기에 출전해 24점을 기록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아미르 가푸르 백업으로 활약했다. 리마와는 다르게 구단 선호도 조사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다음 리마를 살펴보자. 1996년생인 리마는 198cm의 신장을 가졌으며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다. 자국 아르헨티나리그는 물론이고 독일, 터키 등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왔으며 2021-2022시즌에는 프랑스리그 니스 발리볼에서 뛰었다. 니스 발리볼은 2021-2022시즌 우리카드 소방수로 뛰었던 레오 안드리치도 이전에 활약했던 팀이다.
인상적인 클럽 커리어를 쌓은 건 아니다. 그러나 많은 팬분들이 리마를 기억하는 이유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리마는 도쿄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에 동메달을 안겨준 선수이며, 대회 득점왕(138점)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 17점을 올렸다. 특히 브라질과 동메달결정전에서 13점을 올렸다. 또한 2019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21 VNL에서는 베스트 스파이커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은 인상적이나, 카제미와는 반대로 V-리그 구단의 레이더망에 확 들어와 있는 건 아니다. 빠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부분은 플러스 요인이나 신장이 아쉽고, 공격력에서도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만약 리마가 뽑힌다면 V-리그 남자부 최초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가 된다. 이전 여자부에서는 2011-2012시즌 도로공사에서 뛴 조니나 솔레다드 피네도,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초까지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루시아 프레스코가 있었다.
특히 카제미가 지명을 받는다면 V-리그 최초의 이란 출신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이란 국적을 가진 선수가 V-리그 무대를 밟은 적이 없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이란 출신 유망주 바르디아 사닷을 뽑았으나 복근 부상을 입어 시즌 개막 전에 이별했다.
물론 두 선수가 지명을 받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V-리그 경력자들뿐만 아니라 이크바이리, 엘리안, 하미쉬 하젠델, 케빈 사삭, 보리즈 부사 등 경쟁력을 갖춘 쟁쟁한 지원자들을 이겨야 한다. 그래야 V-리그 팬들에게 선을 보일 수 있다.
과연 두 선수를 V-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을까.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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