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게 위기일 수 있지만, 선수에겐 기회일 수 있다. 본인에게 찾아온 출전 기회를 통해 코트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현대건설은 1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KGC인삼공사와 예선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7-25, 25-10, 25-21)으로 이겼다.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준 현대건설은 황연주가 17점, 양효진과 고예림이 각각 12점을 올리며 삼각편대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김연견, 이다현, 황민경 3명이 국가대표로 차출됐고 정지윤이 피로골절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성형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에 변화를 줬다.
리베로 김주하, 미들블로커 정시영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바꾸는 강수를 뒀다. 강성형 감독은 “민경이를 위주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갑자기 대표팀에 가게 됐다. 시영이를 소집 당일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경해 준비시켰다. 교체로 들어가지만 들어가게 된다면 자기 몫을 다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했다.
김주하는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해 공격보단 리시브에 집중하면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특히 미들블로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바꾼 정시영의 활약은 상당했다.
정시영은 흥국생명에 몸담고 있을 당시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한 경험이 있지만, 리시브에는 큰 비중을 가져가지 않았다.
리시브에 쉽게 가담하지 않는 미들블로커가 주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정시영은 이날 경기에서 리시브에도 안정적으로 가담할 뿐만 아니라 이후 공격 준비, 득점까지 올리며 많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교체로 들어오면서 긴 출전 시간을 가지지 못했지만, 정시영은 공격 4점과 함께 6번의 서브를 받아냈고 33.33%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시영을 향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리시브 연습을 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잘해줬다. 순발력과 점프는 좋은 선수다. 무릎 부상도 있고 미들블로커 자리에선 걱정도 많았다.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공격력이 좋다고 하면 시즌 때도 준비해 볼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힘 있고 순발력이 좋은 선수라고 알고 있었고, 이번 경기를 통해 느꼈다. 본인이 리시브에는 부담을 느꼈겠지만, 잘해줬다. 만약 시영이가 아웃사이드 히터에 자리하게 되면 우리 팀의 사이드 블로킹 높이와 함께 공격력도 좋아질 거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록 첫 경기였지만, 정시영의 OH로의 활약은 합격점이었다. 정시영은 코트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계속 드러낼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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