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대형 악재를 딛고 귀중한 승점 2점을 쟁취했다.
우리카드가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2(20-25, 25-16, 23-25, 25-14, 20-18)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중간부터 비시즌 기간 1:1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은 송희채와 송명근의 맞대결, 이른바 ‘송송 더비’로 치러졌다. 더비의 승자는 우리카드였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이 발목 부상으로 전치 10주 진단을 받는 초대형 악재가 발생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하나 되어 위기를 극복했다. 마테이의 자리에 대신 나선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서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빈자리를 최대한 메웠고, 2세트부터 선발로 나선 송명근은 22점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OK금융그룹은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외로워 보이는 경기였다. 33점을 퍼부으며 분투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이 충분치 않았다. 특히 미들블로커들의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3세트 도중 코트를 밟은 송희채는 세트를 끝내는 클러치 블로킹을 잡아냈지만 옛 동료 송명근과 우리카드의 승리까지 막지는 못했다. 4세트의 무기력한 패배는 5세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결국 패배까지 이어졌다.
1세트 OK금융그룹 25 : 20 우리카드 – 치명적이었던 서브 한 방과 블로킹 다섯 개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진상헌: 19-17에서 서브 득점
블로킹: OK금융그룹 5개 – 우리카드 0개
세트 초반 OK금융그룹이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는 잇세이의 퀵오픈을, 곽명우는 한성정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잇세이가 강서브로 직접 찬스 볼을 만든 뒤 직접 백어택까지 성공시키며 빠르게 받아치면서, 점수 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근소한 우위를 가져가던 OK금융그룹은 10점대 초반 범실로 흔들렸다. 10-9에서 신호진의 네트터치와 바야르사이한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양 팀은 나란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으며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OK금융그룹이 간발의 차로 선착했다. 15-15에서 한성정의 서브 범실이 나왔다. 직후 곽명우의 서브가 오재성의 리시브를 흔들자 차지환이 다이렉트 공격까지 성공시키면서 오랜만에 2점 차를 만들기도 했다. 19-17에서는 진상헌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20점 고지를 밟은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의 블로킹까지 이어지며 확실히 세트 후반 분위기를 휘어잡았고, 24-20에서 뱌아르사이한의 날렵한 다이렉트 공격이 터지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OK금융그룹 16 : 25 우리카드 – 명절을 맞은 송명근의 친정 방문
[주요 기록]
우리카드 송명근: 선발 출전, 서브 득점 1개 포함 9점, 공격 성공률 61.54%
신영철 감독은 한성정 대신 송명근을 2세트 선발로 기용하면서 화력전을 예고했다. 초반 흐름은 우리카드가 좋았다. 5-6에서 레오의 공격 범실 2개로 역전에 성공했고, 김지한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그러자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진상헌을 빼고 박창성을 투입하며 전위 높이를 더 올렸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계속 OK금융그룹을 압박했다. 10-8에서 잇세이의 재치 있는 페인트와 송명근의 강력한 반격이 연달아 터졌고, 레오의 공격 범실과 박진우의 블로킹까지 겹치며 14-8까지 앞서갔다.
15-10에서 신호진의 직선 공격이 범실이 되면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가볍게 선착한 우리카드는 레오의 서브도 송명근을 앞세워 한 번에 사이드 아웃시켰다. 송명근은 18-12에서도 까다롭게 올라온 볼을 깔끔하게 빈 공간에 떨어뜨리는 노련한 공격을 성공시키고, 내친 김에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송명근의 활약에 힘입어 시종일관 세트 흐름을 주도한 우리카드는 24-16에서 송명근이 또 하나의 득점을 더하며 2세트 승리를 거뒀다.
3세트 OK금융그룹 25 : 23 우리카드 – 송송 더비가 성사된 3세트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송희채: 선발 출전, 블로킹 1개 포함 3점
OK금융그룹 레오: 서브 득점 1개 포함 12점, 공격 성공률 55%
송희채가 3세트 선발로 나서면서 3세트에는 비시즌 기간 트레이드로 팀을 맞바꾼 송희채와 송명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송희채는 2-2에서 송명근의 공격을 디그해 레오의 반격으로 연결시켰고, 6-5에서는 송명근의 서브를 자신의 퀵오픈으로 한 번에 끊으며 초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자 송명근도 7-9에서 송희채의 서브를 받아낸 뒤 직접 파이프까지 이어가며 받아쳤다. 세트의 분위기는 OK금융그룹이 주도했다. 10-10에서 레오의 퀵오픈과 송명근의 공격 범실이 이어졌고, 부용찬의 디그를 레오가 성공적인 반격으로 연결시키며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우리카드가 송명근의 퀵오픈과 박진우의 서브 득점으로 반격하며 빠르게 따라붙자, 레오가 서브 득점과 강력한 파이프를 터뜨리며 추격 흐름을 꺾었다. 우리카드는 세트 후반 최후의 반격에 나섰다. 18-20에서 이상현이 레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1점 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직후 레오가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동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24-23에서 송희채가 김지한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3세트는 OK금융그룹의 승리로 끝났다.
4세트 OK금융그룹 14 : 25 우리카드 – 우리카드의 학살극
[주요 기록]
우리카드 송명근: 10-5에서 6연속 서브
OK금융그룹: 5-12에서 포지션 폴트
4세트 초반 흐름은 우리카드가 주도했다. 김지한의 블로킹으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고, 잇세이가 연달아 오픈 공격을 터뜨린 데 이어 송명근의 오픈 공격까지 터지면서 8-4로 앞서갔다. 우리카드는 내친 김에 확실하게 격차를 벌렸다. 10-5에서 한태준의 재치 있는 볼 처리와 이상현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오며 7점 차까지 달아났다. 오기노 감독은 레오를 빼고 차지환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포지션 폴트까지 나오면서 OK금융그룹은 더 큰 하락세를 맞았다.
세터까지 박태성으로 교체됐음에도 OK금융그룹은 계속 활로를 찾지 못했다. 송명근의 강서브 세례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호진의 백어택은 김지한의 블로킹에 걸렸고, 차지환의 불안한 리시브는 김지한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이어지며 10점 차까지 뒤처졌다. 오기노 감독은 신호진까지 전병선으로 교체하며 사실상 5세트를 준비했고, 이에 신 감독 역시 송명근을 빼고 한성정을 투입하며 맞대응했다. 단 한 차례의 위기도 없이 끝까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한 우리카드는 24-14에서 잇세이가 백어택을 터뜨리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OK금융그룹 18 : 20 우리카드 – 끝장의 끝장 승부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4-5에서 연속 득점, 7-7에서 연속 득점
우리카드: 9-11에서 3연속 득점
우리카드 박진우: 19-18에서 블로킹
양 팀은 다소 긴장한 듯 나란히 범실을 주고받았다. 신호진과 송명근은 네트를 건드렸고, 송명근과 레오는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먼저 연속 득점을 올린 쪽은 OK금융그룹이었다. 4-5에서 박창성의 다이렉트 공격과 레오의 반격 득점이 연달아 터졌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더 이상의 연속 실점은 막은 뒤 사이드 아웃을 다시 만들어가면서 1점 차와 동점을 오가는 혈전이 계속됐다. OK금융그룹은 코트 체인지 후 2점 차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8-7에서 송명근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5세트 들어 득점이 없던 레오도 9-8에서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잇세이를 앞세워 끝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10-11에서 잇세이의 2단 연결이 김지한의 하이 볼 처리로 연결되며 기어이 동점을 만들더니 송희채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12-12에서는 결정적인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 박창성의 네트터치와 송희채의 블로킹으로 인한 볼 데드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를 가리는 판독이었다. 판독 결과는 네트터치였고, 우리카드의 득점이 인정됐다. 그럼에도 OK금융그룹은 레오를 앞세워 결사 항전했고 5세트는 결국 듀스를 향했다. 처절했던 듀스 접전의 승자는 우리카드였다. 19-18에서 레오의 중앙 백어택을 박진우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포효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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