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연경 “항저우AG 못 뛴다? 기분 이상해요”

강예진 / 기사승인 : 2021-09-06 16: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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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이후 ‘배구여제’ 김연경(33)이 첫 공식 석상에 섰다. 김연경은 6일 비대면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올림픽 이후 16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 놓은 김연경은 “은퇴했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다음은 김연경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Q. 올림픽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빈 코트를 바라봤다. 후회 없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는데.

그 순간을 어떻게 찍으셨는지 나도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하면서 ‘진짜 마지막이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끝나고 나서 나왔을 때 감회가 새롭고 지금 이야기해도 닭살 돋는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코트를 바라봤다.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이번에는 5년을 기다렸다. 중요함을 알았고 끝나고 나서도 후회 없이 해냈다는 걸 느낄 만큼 하고 싶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어서 이야기 하다 보니 이슈가 됐다. 부끄럽긴 하다.

 

Q. 협회에 은퇴를 최종적으로 전달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면.

사실 국가대표 은퇴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지 고민했다. 언제가 괜찮은가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끝내고 은퇴를 하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했고, 조금씩 부상도 생겼다. 소속팀에서 그리고 대표팀까지 1년 내내 쉬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돌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 은퇴했단 사실이 지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같이 하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상하다. 하지만 내가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시점을 정했고, 협회에 전달하게 됐다.

 

Q. 차기 행선지를 중국으로 결정했다.

이번 행선지를 결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 국내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유럽 쪽 진출도 생각했다. 중국 오퍼가 들어왔을 땐 두 달 정도의 짧은 시즌이었다. 짧게 갔다가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좋은 조건이 있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만약 겨울 이적 시장이 유럽에 열린다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Q. 여러 나라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뛰어보고 싶은 리그가 있다면.

혼자 생각한 걸 조합해보면, 미국 쪽에 리그가 생겼다더라. 올림픽 MVP를 받은 조던 라슨한테 연락이 와서 중국 이후에 같이 뛰어볼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유럽 몇 구단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긴 했는데 확실하게 결정된 게 아니라 확답은 못 드린다. 만약 간다고 하면 유럽 쪽도 괜찮고, 아직 이탈리아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경험해보고픈 마음도 있다. 잘 결정 해보겠다.

 

Q. 라바리니 감독과 최근에 나눴던 이야기, 은퇴에 대해 어떻게 말하던가.

생각나는 건 선수는 항상 마음이 바뀐다고, 은퇴를 생각하지만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은퇴 확실하게 할 거냐고 물어보더라. 은퇴에 대해 아쉬움을 많이 남기셨다. 

 

Q. 인성에 대한 미담이 많이 나온다. 선수로서 갖춰야 할 인성이라고 한다면.

주변에서 많이 듣고 봤다고 하더라. 조금 부담스럽다. 내 인성을 내가 판단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를 겪어 본 사람들이 이야기해주는 거에 감사하다. 인성에 대한 부분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 있다.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고, 생각하는 게 다르다 보니 어렵다. 그런 이야길 들을 때마다 ‘내가 지금까지 잘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좀 더 베풀고 노력하고, 솔선수범하려고 노력 중이다.

 

Q. 한국 배구가 직면한 과제라고 한다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중요하다. 외국인 감독님이 오면서 변한 게 많지만 이제는 청소년, 유스 선수들의 육성이 필요하다. 같이 연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결국 그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활약할 선수들이다. 올림픽을 목표로 잡으면 4년의 플랜을 잘 짜서 선수를 육성하고, 꾸준한 도전과 준비하는 과정, 계획적인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Q. 훗날 선수 은퇴 후 경로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모르겠다. 지도자 욕심이 있었다. 해외에 진출했던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해외 시스템을 가지고 들어와서 선수 육성을 하고 싶었지만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도 들더라. 현장을 만드는 건 행정 쪽이다. 그래서 행정가도 생각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배구만 해왔는데 방송을 하면서 새로운 걸 경험해보니 좋은 부분이 많더라. 여러 방향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도 내 미래가 궁금하다.

 

사진_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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