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들의 공백은 보이지 않았다.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코트에서 제 몫을 해줬고, 결과는 우승으로 다가왔다.
GS칼텍스는 20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이 주관하는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한국도로공사와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5-22)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에 앞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는 부상, 한다혜와 안혜진은 대표팀 차출로 전력이 완벽하지 않았다. 그 가운데 대회 도중 이원정이 코로나19에 확진, 최은지의 부상까지 더해졌지만, GS칼텍스는 강하고 두터웠다.
강소휘 자리에는 권민지가 자리했다. 올해 서머매치부터 아웃사이드 히터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번 대회에선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다.
차상현 감독은 “나는 민지를 미들블로커로 기용하지 않고, 민지는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뛰는 것을 시즌 들어오기 전에 민지랑 면담을 하면서 서로 약속을 했다. 이번 시즌 민지가 미들블로커에서 뛰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중앙 자원들이 고갈되지 않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감독의 믿음으로 권민지는 코트에서 증명했다. 아직 리시브에서 불안한 면모가 있지만 공격력 하나는 확실했다. 결승 경기에서도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3점, 26.67%이 리시브 효율을 남기며 대회 라이징스타상을 거머쥐었다.
최은지가 대회 도중 부상을 입으며 갑작스레 들어간 문지윤도 날았다.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 아포짓 자리에서 문지윤은 본인의 모습을 뽐냈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결승에선 양 팀 최다 득점인 17점, 성공률은 무려 70.83%를 달성했다. 토종 아포짓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문지윤은 우승과 함께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중앙에서도 오세연이라는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오세연 역시 이번 대회에 들어 출전 기회를 많이 가졌고, 매 경기 중앙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황 속에서도 GS칼텍스는 젊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코트 위에서 보여줬다. V-리그 시즌 동안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선수들이지만, 지금까지 뒤에서 묵묵히 노력했다는 걸 이번 대회를 통해 어김없이 보여줬다.
차상현 감독은 “힘든 훈련”을 비결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훈련을 하지 않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절대 코트에 들어갈 수 없다. 운이 좋아서 상대 전력이 좋아서 가끔씩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잘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는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나는 훈련을 믿는다. 훈련이 많이 힘들어도 다음날 다시 만나면 선수들이 기분 좋게 뛰어다닌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고맙고, 팀 컬러고 정착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KOVO컵 우승으로 올해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한 GS칼텍스. 화수분 배구를 통해 한 층 더 강해졌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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