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우승부터 챔프전 준우승까지’ 성장한 OK금융그룹이 얻은 성과와 숙제 [V-리그 결산④]

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5 17: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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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이 성장한 시즌을 보냈다.

OK금융그룹은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 앞서 새로운 사령탑이 부임했다. 일본 출신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팀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서브였다. 범실의 위험성이 큰 강서브를 줄이고 플로터 서브를 구사한 뒤 반격 상황으로 연속 득점을 만들어 내는 게 오기노 감독의 배구였다. 새로운 배구는 컵대회에서 창단 첫 KOVO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V-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평가 받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OK금융그룹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이했고, 2017년부터 한국에서 오랜 시간 지낸 바야르사이한이 아시아쿼터로 합류하면서 달라질 OK금융그룹을 기대케 만들었다.

1, 2라운드 모두 4승 2패를 기록하면서 순조롭게 시즌을 이어가던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때 전패하면서 다소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그러나 4라운드 때 확실하게 반등에 성공. 전승을 기록하면서 목표였던 플레이오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5라운드 잠시 주춤했지만 6라운드 때 4승 2패를 기록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게 됐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에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됐지만, 다시 만난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됐다. 그리고 2위 우리카드를 상대로 시리즈 2승을 휩쓸면서 무려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그러나 아쉽게 대한항공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2014-15, 2015-16시즌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뒤 V3 달성 기회를 노렸지만 그렇게 OK금융그룹의 봄무대는 끝나게 됐다.
 

 

오기상의 범실 없는 배구
이번 시즌 내내 OK금융그룹 뒤를 따라다녔던 꼬리표는 ‘약한 서브’였다. 레오처럼 강서브로 연속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서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두 플로터 서브를 구사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오기노 감독은 시즌 내내 “플로터 서브 이후 유효 블로킹을 만들어 반격 상황에 득점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불필요한 범실은 줄여야 한다”라고 말하며 본인의 배구 철학을 굳게 고집했다.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서브 부문 6위(세트당 0.784개)에 자리해 적은 서브 득점을 기록했지만 블로킹 4위(세트당 2.309개)에 유효 블로킹은 799개로 남자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범실에서는 가장 적은 654개로 7위에 자리하면서 오기노 감독의 배구 시스템이 숫자에도 고스란히 보여졌다.

 


‘킹레오’의 건재함, 프로 2년 차 신호진의 성장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초반에 레오를 아포짓으로 투입했다. 그러다 최고의 조합을 찾아가던 중 레오를 다시 아웃사이드 히터로, 프로 2년 차 신호진이 ‘리시빙 아포짓’ 포지션을 담당하며 오른쪽 날개에 자리했다.

OK금융그룹에게 딱 맞는 조합이었다. 레오는 아웃사이드 히터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리시브 부담감을 줄이면서 오로지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레오는 힘으로만 하는 공격뿐만 아니라 연타도 활용하면서 기량을 올렸다. 이번 시즌 득점 2위, 공격 2위, 서브 2위에 자리해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면서 ‘킹레오’의 존재감을 코트 위에 과시했다.

여기에 신호진의 성장이 더해졌다. 올 시즌 23.30%의 점유율을 가져갔고, 37.25%의 리시브 효율을 남겼고, 공격에서도 372점에 성공률 50.76%을 자랑했다.

하지만 언제나 아쉬움은 있는 법. 시즌 내내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 고민이 많았다. 오기노 감독은 꾸준히 차지환을 스타팅으로 내세웠지만 마지막까지 코트를 밟는 경우는 적었고, 경기 후반마다 송희채가 들어가 안정감을 꾀했다. 포스트시즌에는 챔프전 3차전을 제외하곤 모든 경기에서 송희채가 들어갔다.

또한 고른 분배를 원했던 오기노 감독의 바람과 다르게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높았다. 정규리그 평균 공격점유율은 43.52%였다. 그러다보니 챔피언결정전 경기에선 대한항공이 레오에게 3인 블로커로 따라가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뚜렷한 성과와 함께 숙제까지 얻고 막을 내린 오기노 감독의 데뷔 시즌이었다. 과연 OK금융그룹은 다음 시즌 정상에 올라갈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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