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연령별 대표팀, 대학교 신인왕까지 공통점이 많은 선후배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18일 제21회 아시아청소년남자U20선수권대회를 위해 출국을 앞둔 한국 남자청소년대표팀(이하 U20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티켓 확보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8월 초, OK금융그룹과 연습 경기를 가졌던 U20 대표팀 서현일(인하대1, 189cm, OH)은 본인의 학교 선배인 차지환과 네트를 마주보고 경기에 나섰다.
공통점이 많은 두 선수다.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을 소화할 뿐만 연령별 대표팀에 뽑힌 경험이 있다. 또한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 우승과 함께 신인상을 수상한 경험도 똑같다.
차지환은 비시즌 동안 손가락과 팔꿈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KOVO컵 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리시브를 받아낼 뿐만 아니라 서브와 공격에서도 한 층 더 강해진 위력을 발휘했다.
선배 앞에서 서현일 역시 기죽지 않았다. 높은 블로커를 뚫어내며 득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상대의 강서브를 견뎌내며 공을 걷어 올렸다.
두 선수는 직접 경기를 뛰면서 서로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차지환은 본인과 닮은 후배를 알고 있었다. 차지환은 “현일이를 알고 있다. 기사로도 접했고, 최천식 감독님을 통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서현일 역시 “어릴 때부터 형이 대학에서 하는 걸 보면서 배웠다. 이번 경기에서도 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서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접 경험했고 느낄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후배의 경기를 상대편으로 지켜본 선배는 어떻게 평가했을까. 차지환은 “짧은 시간 동안 대표팀에 있으면서 제 기량을 다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에 비하면 힘도 약하고 기술도 약한 건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잘하면 좋은 성적 낼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의 인연은 단지 인하대 선후배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OK금융그룹은 OK배정장학재단이 함께 조성한 장학금을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가운데 서현일 역시 수상자였던 것.
OK금융그룹은 2020년부터 석진욱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이 성금을 마련해 OK배정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이 장학금은 한국중고배구연맹이 주최하는 모든 대회 남고부, 남중부 최우수선수상 수상자에게 수여되고 있다.
선배의 베풂을 통해 후배는 꿈을 키워나갔다. 서현일은 “장학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다. 배구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고, 장학금을 모금해 준 선배들과 경기를 뛸 수 있어서 감회도 남달랐다”라고 밝혔다.
차지환은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장학금이 동생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선배로서 이끌어줘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성장한 선수들이 프로 선수가 된다면 선순환이 될 거라고 본다.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향하는 후배를 향해 차지환은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코트 안에서 본인들이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 해외 선수들을 상대로 부딪히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 왔으면 바란다.”
사진_용인/김하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