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보미 기자] 대한항공은 한국 대표로 2023 아시아남자클럽배구선수권 대회에 출전 중이다. 주장인 한선수를 비롯해 김규민, 링컨 윌리엄스까지 주전 세 명 없이 대회에 임하고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회 목표로 우승보다는 선수들의 경험을 강조하며 플레잉 타임을 두루 배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들블로커 진지위는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조별 예선 3경기와 8강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18일 산토리 선버즈(일본)전까지 모두 주전 미들 블로커로 나섰던 진지위는 19일 치러진 8강 리그 마지막 경기 바양홍고르(몽골)전에서도 변함없이 선발로 나섰다. 미들 블로커 파트너 김민재는 3세트부터 조재영과 교체돼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진지위는 4세트까지 코트를 지켰다.
코트 가운데에서 상대 공격 차단에 집중하던 진지위는 1세트 중반 아시아쿼터를 통해 다가올 2023-2024시즌 OK금융그룹에서 뛸 예정인 바야르샤이한의 속공을 혼자 뛰어올라 막아내기도 했다. 진지위는 이날 팀 블로킹 11개 중 절반 가까이 되는 5개를 혼자 책임지는 등 13득점(공격 성공률 57%)으로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1(25-21 22-25 25-16 25-19)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진지위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없느냐고 묻자 “체력 부담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5경기도 더 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993년생으로 어느덧 30대가 된 진지위에게 그게 가능하냐고 묻자 “30대가 되긴 했지만, 경기에 뛰고 하는 것은 마인드 문제다. 충분히 뛸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전날 산토리에 0-3으로 완패한 것은 대한항공 선수단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법했다. 진지위는 “산토리전에서는 저도, 우리 팀 전체도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다. 오늘은 욕심을 내려놓고 하니까 경기가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V-리그를 뛸 때와 이번 대회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진지위는 “V-리그에는 외국인 선수가 1명이 뛰지만, 여기는 외국인 선수들이 2명까지 뛸 수 있다 보니 경기할 때 봐야 할 것도 많고 해서 많이 다르다. 새로운 경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진지위의 고국인 홍콩의 어스파이어링도 참가해 뛰고 있다. 진지위에게 고국 선수들을 오랜만에 만난 소감을 묻자 “2019-2020시즌에 대한항공에 입단한 이후 홍콩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면서 “어스파이어링에 2~3명 정도는 아는 사이라서 만나서 커피도 한잔했다. 아저씨 같겠지만, 옛날얘기도 많이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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