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VNL 남자부의 개막이 임박했다. 한국이 없다고 지나치기에는 눈을 즐겁게 해줄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치열했던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1주차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5일(이하 한국 시간) 오전 2시에 펼쳐지는 미국과 튀르키예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1주차의 모든 경기가 끝난다. 이 말은 곧 남자부 1주차 일정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남자부 1주차는 여자부 1주차가 끝난 바로 다음날인 6일부터 12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와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된다.
비록 한국은 출전하지 못하지만, 세계배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슈퍼스타들이 코트를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기에 배구 팬이라면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이번 VNL에 출전하는 총 16개 국가 중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한 세 팀과 다크호스 두 팀을 선정해 소개한다.
▲우승 후보① 이탈리아(FIVB 세계랭킹 2위) – 황금 세대의 2연속 대관식은 거행될까
2022 FIVB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이탈리아의 라인업은 20대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토(OH, 2001년생), 유리 로마노(OP, 1997년생), 다니엘레 라비아(OH, 1999년생)의 삼각편대는 물론 팀의 야전사령관 시모네 지아넬리(S, 1996년생)까지, 향후 수년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그야말로 황금 세대라기에 부족함이 없다.
페르디난도 데 조르지 감독의 황금 세대에 대한 신뢰는 이번 VNL에서도 확고하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엔트리에 선발되지 못했던 슈퍼스타 이반 자이체프를 이번에도 뽑지 않았다. 과연 이탈리아의 황금 세대는 세계선수권에 이어 VNL까지 제패하면서 왕조의 탄생을 알릴 수 있을까.
▲우승 후보② 폴란드(세계랭킹 1위) - 2위·3위 다 해본 폴란드, 남은 건 우승뿐이다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구 강국 폴란드는 지금까지 웬만한 국제대회는 전부 제패했다. 올림픽 금메달(1976 몬트리올), 세계선수권 우승(1974·2014·2018), 월드리그(VNL의 전신) 우승(2012), 유럽선수권 우승(2009)까지 모두 섭렵했다.
그러나 폴란드는 아직 VNL 우승과는 연이 없다. 2019년과 2022년에는 3위, 2021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 준우승의 핵심 멤버인 바르토즈 쿠렉(OP), 카밀 세메니욱-알렉산더 슬리브카(이상 OH), 야쿱 코하노프스키-마테우스 비에니엑(이상 MB)이 모두 로스터에 포함됐고, 여기에 지난 세계선수권에는 부상으로 뛰지 못한 윌프레도 레온(OH)까지 포함됐다. 우승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승 후보③ 프랑스(세계랭킹 3위) -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작년의 아쉬움을 씻을 기회
프랑스는 VNL의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미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MVP로 선정된 에르뱅 은가페(OH)를 포함해 트레보 클레베노(OH), 쟝 패트리(OP), 제니아 그레베니코프(L)까지 대회 BEST 7에 네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프랑스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던 프랑스기에, 올림픽-VNL-세계선수권을 연달아 제패하며 ‘GOAT’ 팀의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지난 세계선수권에서는 8강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VNL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GOAT’를 향한 발걸음을 떼야 하는 프랑스다.
▲다크호스① 세르비아(세계랭킹 11위) - 슈퍼리가 우승팀의 트윈타워, VNL까지 정복?
세계 최고의 남자배구 리그인 이탈리안 슈퍼리가의 지난 시즌 우승팀은 이타스 트렌티노였다. 트렌티노는 루베를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간신히 꺾고 정상에 올랐다. 트렌티노 우승의 중심에는 마르코 포드라스카닌-스렉코 리시냑의 세르비아 MB 듀오가 있었다. 비록 리시냑은 이제 트렌티노를 떠날 예정이지만, 두 세르비아 미들블로커는 시즌 내내 트렌티노의 트윈타워로 활약했다. 포드라스카닌이 0.62개의 세트 당 블로킹으로 리그 2위, 리시냑이 0.6개로 리그 6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서브·공격·블로킹을 모두 합산해서 책정하는 ‘미들블로커 롤’ 순위에서도 포드라스카닌이 2위, 리시냑이 4위를 차지했다. 트윈타워를 포함해 알렉산다르 아타나시예비치(OP), 우로스 코바세비치(OH) 등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모두 활약한다면, 세르비아는 충분히 높은 곳을 노려볼 수 있다.
▲다크호스② 쿠바(세계랭킹 12위) - 그때의 간절함과 아쉬움을 잊지 않는다면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열린 FIVB 발리볼 챌린저컵은 우승 팀에게 VNL 참가자격을 주는 대회였다. 그리고 이 대회의 우승 팀은 쿠바였다. 결승에서 튀르키예를 꺾고 한 장뿐인 VNL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챌린저컵 이후 쿠바는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했지만, 16강에서 이탈리아에 패하며 짧은 대회를 마쳤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과거의 영광을 찾으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그리고 찾아온 2023년 6월, 쿠바가 드디어 VNL 무대에 오른다. 챌린저컵 때의 VNL을 향한 간절함을, 세계선수권 때의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잊지 않는다면 반등을 노릴 만한 스쿼드다. 오스니엘 메레가레호(OH, 밀라노), 헤수스 에레라 제이미(OP, 페루자), 말론 얀트 에레라(OH, 루베) 등 상위 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V-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로버틀란디 시몬 아티스(MB, 피아첸차) 역시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_Volleyballworld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