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이 코트에 자리하고 있는 동안에도 외인의 공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한항공의 오른쪽 날개는 언제나 든든하다.
대한항공은 4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KB손해보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19, 29-27)로 이기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경기에서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이 선발로 출전했지만 1세트에 2점, 성공률 20%에 그치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2세트부터 임동혁을 기용했다.
링컨이 코로나19 확진으로 결장했던 두 경기를 제외하고 이번 시즌 오랜만에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본인에게 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득점인 16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68.18%), 공격효율(50%)도 좋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본인에게 올라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경기 후 임동혁은 “재밌었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코트에서 보여줬고, 실현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하며 “매 경기 준비하고 있었기에 이번과 같은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시즌 주전 아포짓으로 나서는 경우보다 유광우와 함께 더블체인지(세터+공격수)로 전위 공격수 3명을 맞추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역할을 다 해준 임동혁은 “이날처럼 길게 출전 시간을 가지는 것 보다 전위에 들어가는 게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라고 털어놨다.
“길게 경기를 뛰면 내가 풀리지 않더라도 코트 안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데, 전위 세 자리에서 공격 하나를 실수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다 3세트 후반 위기를 맞았다. 23-20으로 앞서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는 듀스까지 이어졌다. 아포짓에 자리한 임동혁인 만큼 본인이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임동혁은 “국내 선수들끼리 뛰었지만, 내 자리가 외인이 뛰는 자리기에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경기뿐만 아니라 연습 때도 내가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클러치에서 내가 뚫어주지 못하면 다른 선수들까지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 많이 공을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덕분에 (한)선수 형도 나에게 좋은 공을 줬다”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의 마음가짐도 전했다. “모든 선수들이 매 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다. 형들을 믿기 보단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는 리시브가, 세터는 토스가 흔들릴 수 있다. 좋은 공을 기다리기 보단 안 좋은 공을 처리하면 팀이 나를 믿을 수 있을 있고 경기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안 좋은 공을 처리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스스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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