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강성형 감독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을 칭찬했다.
현대건설이 30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23-25, 25-21, 25-21, 25-17, 15-13)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34점을 터뜨렸고, 정지윤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이 도합 27점을 지원사격했다. 양효진은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철벽을 세웠다.
승장 강성형 감독은 “2세트에 선수들의 호흡과 패턴 플레이가 좋았는데 후반부에 조금 처지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위파위-정지윤-양효진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자신의 바람대로 경기가 또 한 번 5세트로 향한 것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내 말이 계속 적중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지윤과 위파위의 경기력이 확실히 좋아진 비결로 강 감독은 1차전의 승리를 꼽았다. 그는 “1차전의 승리가 도움이 된 것 같다. 덕분에 두 선수가 자신감이 좀 붙었지 않나 싶다. 또 김다인이 최대한 낮은 블로킹 앞에서 때릴 수 있도록 분배를 잘해준 덕도 있다”며 두 선수의 활약 요인을 분석했다.
한편 강 감독은 이날 비디오 판독에 대해 항의하다가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판정이 애매한 상황에서 왜 주심 비디오 판독을 써주지 않냐는 것이 항의의 요지였다. 그는 “좀 애매하게 판정에 시간이 끌렸으면 주심 비디오 판독을 줘야 하는데 자꾸 안 주니까 어필을 좀 했다. 심판의 재량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냥 상황 상 어필이 한 번 필요할 것 같아 해봤다”고 항의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강 감독과 현대건설의 통합 우승까지는 단 1승만이 남았다. 강 감독은 “이번 경기는 1세트가 아쉬웠을 뿐 경기 패턴은 최근 경기들 중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이번 경기처럼 리시브를 잘 버티면서 우리의 서브 공략은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 같다”며 신중하게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벼랑 끝에 몰렸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자신들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만들었던 상황과 같다. 김연경이 공격에서 분투했고 김해란까지 코트로 돌아왔지만 오락가락하는 서브와 공격 리듬을 끝까지 안정화시키지 못하고 패배를 당했다.
패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1차전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리드를 하고 있을 때 결정력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기술이나 체력보다는 멘탈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중요한 순간의 선택과 실행에 과감함이 부족했다. 계속 비등비등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의 격차는 선수들 개개인이 만들어야 한다”며 경기를 돌아봄과 동시에 쓴 소리를 덧붙였다.
이날 코트로 복귀한 김해란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김해란은 잘해줬지만, 안타깝게도 경기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는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다음 경기에서 선발 출전이 가능할지 묻는 질문에는 “연달아 경기를 소화할 컨디션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흥국생명과 아본단자 감독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그는 “불철주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코트 위에서 그런 것들이 잘 보여야 한다. 우리의 홈이니까 홈팬 분들이 많은 힘을 불어넣어주셨으면 한다.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홈에서의 반격을 예고했다.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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