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이 4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위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카드와 23승 13패로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에서 71-70으로 1점을 앞서며 마지막에 웃게 됐다.
4연속 통합우승을 향한 8부 능선을 넘게 됐다. 18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임동혁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경기가 있던 16일을 되돌아보면서 “2시 경기였는데, 12시부터 일어났다. 신을 믿지 않았는데 기도가 절로 나오더라. 밥맛도 없고, 경기 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력 우승을 놓친 만큼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못했는데, 5세트부터는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쉬는 날이얼서 혼자서 무릎 꿇고 TV를 봤는데, 정규리그 1위가 된 이후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정규리그 1위가 된 소감을 전했다.
함께 대한항공에서 활약한 삼성화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에게 경기 이후 고마움도 건넸다. 임동혁은 “요스바니 플레이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요스바니에게 말해줬다. 요스바니가 대한항공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1위를 축하해주고 챔프전에서 우승하라고 해줬다”고 당시 나눴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 오른쪽 날개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3시즌을 함께하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이 허리 부상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대체 외인으로 온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이 새롭게 합류했지만 완벽하게 대한항공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해 임동혁이 뛰는 경기가 많아졌다.
임동혁은 “이번 시즌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좋은 기억도 있지만 유난히 안 좋았던 순간이 많았다. 대한항공과 맞지 않는 순위에 있을 때 힘들었다. 4연속 통합우승을 도전하는 만큼 부담감 때문에 더 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시즌 중반부터 형들이랑 이야기를 나눌 때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되자. 기회가 다시 올 거다’고 했는데, 그렇게 8연승을 달리게 됐다. 마지막 경기 때 좋은 경기력이 나온 덕분에 1위 팀으로 이 자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36경기 124세트에 출전해 559점을 기록, 공격 성공률에서 56.02%를 기록하면서 공격 종합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동혁은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 성적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공격 종합에서 1등을 유지한 자만감은 없다. 개인 기록이 운이 아니었다는 걸 챔프전에서 증명해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인보다 아포짓으로 뛴 경기가 많았던 시즌이지만, 이 경험이 처음은 아니었다. 첫 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20-2021시즌 당시 안드레스 비예나를 대신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팀에 합류할 때까지 팀의 오른쪽 공격을 책임졌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서 “그때는 내가 부족했다. 그 시즌이 처음으로 제대로 뛰어 본 시즌이어서 잘 몰랐기에 형들이 이끌어준 대로 했다. 근데 지금은 내가 형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나를 더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했고, 도움을 주고 싶어서 생각을 많이 바꿨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를 앞두고 있다. 임동혁은 “형들은 장난으로 몸 어디 한 곳 부러지더라고 열심히 하고 떠나라고 한다. 그 정도로 나도 팀에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걸 느꼈다. 마지막까지 이 위치를 지켜서 군대가기 전에 우리 팀에 새로운 업적을 만들어보고 싶다. 지금 당장은 군 입대보단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다”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5라운드 당시 데뷔 첫 라운드 MVP를 수상한 임동혁은 그 이상의 MVP를 바라본다.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많다. 정규리그 MVP는 정규리그 1위 팀이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나도 한 시즌을 모두 치른 만큼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고 욕심을 아끼지 않았다.
“군대 가기 전에 상이란 상은 다 받아보고 싶다. 형들도 ‘잘해서 받아보라’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더 욕심이 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챔프전에 집중하고 싶다”고 팀을 먼저 생각했다.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배구 역사에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정규리그를 소화하면서 세상에 쉬운 건 없다고 느꼈다. 업적을 이루기엔 쉽게 이뤄지는 게 없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리베라호텔/문복주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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