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우승해야 개인적으로도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은 3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21, 25-21, 29-27) 완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에 올라갔다.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해 새롭게 합류한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이 팀 내 최다 19점을 올렸지만, 임동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세트 후반마다 유광우와 함께 더블스위치로 들어와 전위 3자리를 지킨 임동혁은 이날 경기에서 9점에 공격 성공률 69.23%를 터트리면서 오른쪽 날개에 균형을 맞췄다.
5판 3선승제로 이뤄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을 먼저 챙긴 임동혁은 “홈 이점을 살리고 원정을 가서 편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하면서도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며 경기력에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만 두 번의 외인 교체를 단행하면서 아포짓 자리가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임동혁은 본인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2017-2018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36경기를 모두 뛰었던 임동혁은 559점에 공격 성공률 56.02%를 기록했고, 이는 공격 부문 1위에 이름을 당당히 올리게 됐다.
팀이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임동혁도 “정규리그는 힘든 시기였다. 계속 다른 팀처럼 고정된 멤버로 가는 게 아니었다 보니 선수들도 혼란 아닌 혼란을 느꼈다. 호흡이 틀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무라드 칸을 대신해 새롭게 영입한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선발로 뛰고 있는 가운데, 임동혁은 선수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을 터.
임동혁은 “1차전 이후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선수 기용은 감독님이 하는 거고, 선수는 감독님이 정해주는 것에 따라서 해야 한다. 형들이랑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많이 고치려고 노력했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그러나 “진짜 에이스는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들어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에이스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들어가 팀에 도움을 준 것 같다. 팀이 우승해야 나 개인적으로 빛을 볼 수 있다”라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국군체육부대 입대를 앞둔 임동혁에게 지금의 챔피언결정전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형들과 가지는 마지막 챔프전일 수도 있다.
임동혁은 “군대를 다녀오면 많은 게 달라질 것 같다. 형들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신구조화가 잘 된 팀이다. 그런데 ‘이 멤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런데 (한)선수 형, (유)광우 형, (곽)승석이 형까지 모두 남아있을 것 같다(웃음). 욕심이 많은 형들이라 몸 관리를 잘해서 다시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4연속 통합우승까지 이제 1승만을 남겨 놓은 대한항공. 과연 임동혁은 정든 코트에 잠시 안녕을 건네기 전에 웃을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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