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포짓의 존재감을 국제무대에서 보여줬다. 임도헌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체코와 3, 4위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25-16, 24-26, 23-25, 22-20)으로 3위로 마쳤다.
대회를 마친 이후 임도헌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국제무대에서 해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를 찾는 계기가 됐을 거다.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자양분이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황경민(삼성화재), 임성진(한국전력), 박경민(현대캐피탈) 등 여러 선수가 코트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임도헌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그중에서도 아포짓 스파이커에 자리한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박철우(한국전력) 이후 오랜만에 토종 아포짓의 역할이 돋보였다. 챌린저컵 주전 아포짓으로 발탁된 허수봉(현대캐피탈)은 호주와 8강 경기에서 서브 4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3점을 터트렸고, 성공률도 56.25%로 상당했다.
이날 경기 이후 임도헌 감독은 “어려운 공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우리 대표팀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인데, 허수봉과 나경복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줬다”라고 엄지척을 건넸다.
비록 패했지만 허수봉은 튀르키예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 득점인 23점, 성공률도 53.85%로 준수했다. 매 경기 좋은 활약을 보여준 허수봉은 공격(54점) 1위, 득점(62점)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대한항공)도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임동혁은 3, 4위 결정전에서 2세트부터 선발 출전했다. 임동혁은 교체로 들어온 2세트에 서브 2개를 포함해 7점을 터트렸고, 공격성공률은 100%에 달했다.
이후에도 임동혁의 해결사 활약은 계속됐고, 서브 4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득점인 33점(성공률 78%)을 기록했다.
경기 후 임동혁은 “수봉이형이 경기 뛰는 걸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코트에서 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번 경기에서 좋은 활약할 수 있어 기쁘다. 기회가 오면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최다 득점으로 33점을 올렸고, 이는 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이기도 하다. 한국 오른쪽 날개의 존재감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두 선수 모두 코트에서 본인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자 임도헌 감독의 행복한 고민도 시작됐다. 임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데 한 명만 투입할 수 있는 게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8월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남자대회에선 두 선수 모두 한 코트에 자리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 나서려고 한다. 임도헌 감독은 “아포짓엔 동혁이가 자리하고, 동혁이와 함께 공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봉이를 아웃사이드 히터에 넣어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젊은 토종 아포짓들의 활약을 엿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오른쪽 날개에 든든한 미래를 찾았다.
사진_잠실/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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