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과감하게 자기 플레이로. 차지환의 달라진 경기력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었다.
OK금융그룹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 2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0-2로 밀리며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OK금융그룹은 3세트부터 김웅비와 차지환 등 젊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바꾸며 반격에 나섰다.
인하대 후배 김웅비와 3세트부터 윙스파이커진을 꾸린 차지환은 3세트부터 시작된 OK금융그룹 반격에 앞장섰다. 3세트 공격 성공률 75%에 3점을 올린 데 이어 4세트에도 4점, 공격 성공률 60%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총 8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해 전역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OK금융그룹도 세트 스코어 0-2를 뒤집고 3-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웅비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차지환은 “지난 우리카드전을 너무 허무하게 져서 오늘은 꼭 이겨야 했다. 경기 초반에 경기력이 떨어져서 걱정도 많았지만 승리를 얻어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반전을 이끈 김웅비와는 인하대 시절 잠시 함께한 경험이 있다. 차지환이 2학년이던 2017년 김웅비는 신입생으로 팀에 합류했다. 차지환은 “대학 시절에도 (김)웅비는 워낙 잘했다. 오늘 경기에 함께 대각으로 투입되니 심적으로 안정되기도 했다. 대학 때 운동도 같이해서 믿음도 갔다. 서로 커버도 잘 맞았다”라고 색다른 경험에 대해 돌아봤다.
지난 11월 22일 전역 후 팀에 공식적으로 합류했지만 차지환에게 온 기회는 많지 않았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전역 후 합류한 차지환을 두고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체력, 기술 모두 떨어져 있다”라고 좋지 않은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오늘 경기 전까지 출전 경기 수는 세 경기에 불과했다. 본인에게 주어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던 원동력으로 차지환은 과감함을 언급했다.
“군대에 있을 때는 생각이 많았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감독님 기준에는 못 미쳤다. 제대 후에는 멘탈 문제였던 것 같다. 긴장도 많이 되고 오랜만에 팀에 합류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편하게 플레이하지 못했다. 안 하던 범실도 하면서 플레이 자신감도 떨어지고 악순환이었다. 그러다가 (진)상헌이 형이 지난 우리카드전에서 어차피 범실이 된다면 네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 말을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범실해도 과감하게 하고, 내 플레이를 하고자 했다. 그게 오늘은 잘 맞아떨어졌다.”
오늘(10일) 경기에서 공격은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서브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범실 7개 중 서브 범실이 5개였다. 차지환은 “연습 때 서브 연습을 제일 많이 한다. 연습 때는 타이밍도 잘 맞고 잘 들어가는데 경기만 들어가면 많이 긴장돼서 연습한 게 안 나온다. 더 보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늘 경기에서 활약을 보여줬지만 차지환은 주전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OK금융그룹에는 베테랑부터 젊은 선수까지 윙스파이커 자원이 많은 팀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지환은 다른 선수들의 단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바꿔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차지환은 “모든 선수가 장단점이 있다. 형들의 단점을 내 장점으로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라며 “윙스파이커치고 신장이 좋은 편이다. 거기서 오는 장점도 살려야 한다. 리시브도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제대하고는 그만큼이 안 나왔다. 오늘 감은 괜찮았다. 나만의 경쟁력으로 가져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안산/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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