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주역’ 순천제일고 김주영의 ‘전례없는 세터+아포짓 겸직’ [정향누리배]

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2 17: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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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제일고가 올해 남고부 돌풍 주역으로 자리한 가운데 주전 세터 김주영은 전례없는 포지션 겸직을 보여줬다.

지난 제77회 종별선수권까지만 하더라도 남고부는 속초고-수성고-경북사대부고의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4강에 올랐고, 그 중 속초고와 수성고는 만나기만 하면 결승전 매치업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남고부 양상은 혼란스럽다. 전북 정읍에서 열리고 있는 2022 정향누리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이하 정향누리배)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4강 대진표를 만들었다.

올해 2관왕을 차지한 속초고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우승팀이었던 남성고는 예선 탈락의 고비를 마셨다. 같은 조에 속했던 송림고와 예선에서 2승 1패를 나란히 기록했지만 승점에서 패하고 말았다.
 수성고와 경북사대부고는 순항 속에 4강에 안착했고, 인창고는 2021 춘계 전국남녀중고배구연맹전 이후 오랜만에 준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한 팀, 순천제일고의 질주가 무섭다. 2022 태백산배 때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앞선 종별선수권에선 8강을 이뤄냈고, 이번 정향누리배에선 조 1위로 본선에 올라섰다.

한 배구 관계자는 “올해 순천제일고의 전력이 굉장히 좋아졌다. 지금 전력이면 이젠 우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됐다”라고 귀띔했다.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한 강호 수성고를 상대로 큰 점수 차로 셧아웃 승리를 따내며 경기 결과로 직접 증명했다.

22일 영생고와 8강 경기에서 순천제일고는 세트스토어 3-1 (25-14, 20-25, 25-21, 25-21)로 승리하며 4강에 올라섰다. 8강에는 자주 올라갔지만, 4강에 자리한 건 2017 영광배 중고배구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순천제일고가 돌풍을 이끄는 데 세터 김주영(3학년, 192cm)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벌교상업고가 해제되면서 2학년 정송윤(2학년, 193cm, WS)과 함께 전학 온 김주영은 팀이 전력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벌교상업고에 있는 동안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세터로 큰 신장과 함께 긴 팔다리를 자랑했다.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에게 구질과 경기 운영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주영의 활약은 비단 세터 자리에서만 돋보이지 않는다. 전위에 올라섰을 때 아포짓에 자리해 공격수 포지션까지 소화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김주영이 아포짓을 소화하는 동안엔 후위에 1학년 세터 배준솔(194cm)이 들어가 팀을 이끌었다.

순천제일고 김남중 감독은 “주영이가 세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에서 타점도 제일 높고 공격력도 좋다”라고 극찬했다. 김남중 감독의 말처럼 김주영은 공격수에 자리했을 때 공격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걸 경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명의 선수가 아포짓과 윙스파이커, 아포짓과 미들블로커 등 공격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는 아마추어 경기에서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세터와 아포짓을 한 경기에서 소화하는 건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김 감독은 “주영이가 잠시 아포짓에 들어가더라도 준솔이 역시 잘하는 세터다. 준솔이가 잠시 세터를 맡는 동안 주영이를 활용해 공격 패턴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대 블로커와 수 싸움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실제로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에 포메이션을 기용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나경복(우리카드)이 활약하던 2012년을 마지막으로 우승과 인연이 멀었던 순천제일고. 10년 만에 고교 배구 정상에 도전하는 순천제일고는 오는 23일 경북사대부고와 4강 경기를 가진다.

 

 

사진_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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