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다시 한 번 첫 승리에 도전한다. 안방에서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8연패 탈출에 나선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7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VNL 3주차 첫 경기를 펼친다. 상대는 불가리아다. 현재 FIVB 세계랭킹 33위 한국과 17위 불가리아의 맞대결이다. 한국은 작년 VNL 예선 라운드 12전 전패에 이어 올해까지 20연패를 기록 중이다. 랭킹 포인트가 대폭 삭감되면서 FIVB 랭킹도 추락했다. 3주차 불가리아전을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중국, 폴란드전을 앞둔 한국. 랭킹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3주차를 앞두고 한국의 14인 명단도 공개됐다. 2주차 각각 복근, 허리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던 세터 김다인(현대건설)과 리베로 신연경(IBK기업은행)이 다시 합류했다. 대신 미들블로커 박은진(KGC인삼공사)과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흥국생명)이 빠졌다.
김다인은 복근 부상에도 대표팀에서 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 신연경도 2주차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국은 14명의 선수 중 세터만 3명으로 구성했다. 기존의 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과 ‘신예’ 김지원(GS칼텍스)에 이어 김다인까지 합류했기 때문. 올해 8경기에서는 리시브도 불안정했지만, 연결의 정확도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리시브가 됐을 때도, 디그 이후 반격 과정에서도 공격수와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확실한 주포가 없는 상황에서 매끄러운 연결은 더 중요해졌다. 3명의 세터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문정원도 한 시름 덜었다. 소속팀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는 문정원이 태극 마크를 달고 리베로 역할을 맡으면서 적응기가 필요했다. 수비 위치도 달라졌다. 2주차에는 신연경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온전히 홀로 책임져야 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홈에서는 신연경과 나란히 리베로 유니폼을 입는다.
세자르 감독은 지난 21일 귀국 당시 첫 승 가능성에 대해 “불가리아, 도미니카공화국전이 다른 두 경기보다는 확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선 8경기를 통해 맞춰온 호흡이 홈에서는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불가리아 역시 승리가 간절하다. VNL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핵심팀 자격으로 VNL 무대에 올랐기에 FIVB 발리볼챌린저컵 강등은 없다. 불가리아는 다르다. 도전팀 자격으로 캐나다, 도미니카공화국, 폴란드, 크로아티아와 함께 잔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VNL에서 폴란드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캐나다와 도미니카공화국은 3승씩 수확하며 10위, 11위에 랭크돼있다. 크로아티아와 불가리아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크로아티아는 2승6패(승점 6)로 14위, 불가리아가 1승7패(승점 5)로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불가리아는 1주차 첫 경기인 크로아티아전에서 3-0 승리를 거둔 뒤 7연패 중이다. 이 가운데 1주차 도미니카공화국, 독일전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승점 2를 얻었다. 불가리아는 작년 챌린저컵 우승으로 사상 첫 VNL 무대에 오른 크로아티아를 제치겠다는 각오다.
불가리아 내 최다 득점자는 2002년생 181cm 아웃사이드 히터 마리아 요다노바다. 8경기를 치르면서 99득점을 올렸다. 서브로만 11점을 기록했다. 직전 네덜란드전에서는 2003년생 180cm 아포짓 메렐린 니콜로바의 공격력도 인상적이었다. 니콜로바는 2022-23시즌 루마니아 리그 베스트 아포짓과 베스트 서버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큰 신장은 아니지만 빠른 스윙과 파워로 상대 블로킹을 따돌렸다.
캡틴이자 베테랑 세터 페티야 바라코바도 팀 중심을 잡고 있다. 1994년생 동갑내기인 187cm 미들블로커 미라 토도로바의 블로킹 벽도 높다. 토도로바 역시 니콜로바와 나란히 직전 시즌 루마니아 리그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뽑힐 정도로 맹활약했다. 크로아티아전과 네덜란드전에서는 각각 블로킹만 6개, 5개를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한국 역시 불가리아의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더 나아진 경기력과 결과까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사진_FIV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