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정규리그·챔프전 석권, 진정한 대한항공 시대가 왔다 [KAL V3]

이정원 / 기사승인 : 2022-04-09 17:59:5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제 진정한 대한항공 시대가 왔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항공은 7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승리하며 올 시즌 챔피언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 세 번째 별을 단 대한항공은 창단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석권에 성공했다.

3차전은 역대급 명승부였다. 오후 2시에 시작한 경기가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사실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에게 57점을 허용하는 등 패색이 짙은 상황도 왔었으나, 고기도 먹어본 놈이 안다는 말이 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5세트 일곱 번의 듀스 접전 끝에 승부를 가져왔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이 34점, 정지석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2010년대 들어 대한항공은 최고로 핫한 팀 중 하나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그늘에 가렸다. 2010년대 중반에는 갓 창단된 OK금융그룹에도 밀리는 등 만년 3위라는 수식어가 늘 대한항공 구단 이름 뒤에 붙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포기하지 않았다. 뒤에서 언제나 서포트해 주는 코칭스태프와 사무국 그리고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기에 늘 최선을 다했다.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 코트를 두 면으로 늘리며 선수들이 효율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2016-2017시즌 정규리그 1위, 2017-2018시즌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후 대한항공은 줄곧 상위권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3위라는 호칭보다 이제는 강호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팀이 되었다. 그리고 2020-2021시즌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임동혁 등 주전 선수들은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고 진성태, 조재영, 진지위 등 중앙 라인도 각각의 색깔을 토대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에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으로 선장이 바뀌었다.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는 잠시 흔들리는 난류에 불과했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부터 줄곧 1, 2위에 자리했고 정규리그 마지막 한 경기를 앞두고 결국 1위에 올랐다.

한선수, 곽승석, 정지석 등 확실한 주전 선수 외에도 올 시즌 여러 선수, 젊은 선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와 함께 더블 해머 역할을 한 임동혁은 지난 시즌보다 더 농익은 기량을 보여줬다. 이제는 국내형 외인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되었다.

또한 강력한 서브로 시즌 후반 강한 임팩트를 남긴 임재영과 오은렬과 정성민이 컨디션 난조를 겪는 사이 박지훈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주전급이 모두 빠졌지만 정한용, 임재영, 이준, 김민재 등 대한항공 미래이자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이 주전이 모두 나온 삼성화재를 제압하는 등 미래도 밝다는 걸 보여줬다.

많은 이들은 대한항공 경기를 보면서 많은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다. 웜업존 분위기도 항상 좋고, 틸리카이넨 감독도 진정으로 경기를 즐기며 선수들과 호흡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성적보다 본연의 배구에서 진정한 재미를 찾았기에 성적이 따라왔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 대한항공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도 해내지 못한 것이다. 바로 삼성화재 밖에 이루지 못한 세 시즌(2011-2012~2013-2014)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석권이다. 이마저도 해낸다면 진정 대한항공의 시대가 올 수 있다.

지금의 전력, 지금의 경기력, 지금의 지원이라면 대한항공의 꿈은 결코 불가능이 아니다. 대한항공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사진_인천/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