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여자배구 복병으로 떠오른 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태국은 한국과 나란히 세계선수권 조별예선 B조에 편성됐다. 태국은 지난 24일 첫 상대 튀르키예를 3-2(17-25, 31-29, 22-25, 25-19, 15-13)로 누르고 포효했다. 2세트 기나긴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챙긴 태국. 5세트 4-6으로 끌려갔지만,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 블로킹으로 9-8 기록, 경기 중반 이후 교체 투입된 아웃사이드 히터 사시파폰 잔타이수트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탓다오 눅장의 블로킹도 결정적이었다. 태국이 마지막에 웃었다.
이날 주포 아웃사이드 히터 찻추온 목스리는 33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4세트에만 11점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포짓 핌피차야 코크람이 12점을, 미들블로커 하타야 밤룽숙도 10점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다. 탓다오와 아웃사이드 히터 아차라폰 콩욧도 나란히 9점을 기록했다.
튀르키예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다. 아포짓 에브라 카라쿠르트가 24점을 올렸고, 아웃사이드 히터 한데 발라딘도 17점으로 분전했다. 중앙의 무게감도 크다. 제흐라 귀네슈와 캡틴 에다 에르뎀은 각각 15, 13점을 기록했다. 5세트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태국 매체 ‘Thairath’, ‘MGR’ ‘카오소드’ 등에 따르면 다나이 스리와차라마타클 감독은 “경기 전 튀르키예의 높은 블로킹에 대해 걱정을 했고, 상대의 강력한 공격이 있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웠다”면서 “선수들 중 일부는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 경련이 있었다. 그럼에도 5세트 페이스가 좋았다. 사시파폰 활약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맹활약한 찻추온은 “이 순간을 위해 1년 내내 열심히 훈련을 했고, 경쟁을 펼쳤다. 이겨서 기쁘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또 네덜란드에 태국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100명이 넘었던 것 같다.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이후 태국은 폴란드 그단스크로 이동해 폴란드와 조별예선 2차전을 갖는다. 찻추온은 “우리 팀 스타일대로 플레이를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태국은 지난 2020년 1월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패하면서 도쿄행이 불발됐다. ‘황금 세대’라 불린 눗사라 톰콤, 플룸짓 씬카우, 오누마 싯티락, 말리카 칸텅, 윌라반 아핀야퐁 등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나서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언니들’이 잠시 복귀하기도 했다.
다시 일본과 튀르키예 등 해외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대표팀 주축 멤버가 됐고, 올해 VNL부터 달라진 태국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태국은 지난 6월 VNL에서 세르비아, 중국 등을 꺾고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이 그랬듯 스피드를 무기로 내세웠다. 결국 VNL 예선 8위 기록, 토너먼트 무대까지 올랐다. 대회 초반 탓다오 부상 등으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완벽한 세대교체로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태국이다. 세계선수권 출발도 좋다. 태국 여자배구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전진 중이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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