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배구여제는 살아있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23, 25-15)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흥국생명(승점 56점 19승 9패)은 GS칼텍스(승점 55점 19승 9패)를 제치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26점, 공격 성공률 41.66%를 기록했다. 여기에 블로킹 4개, 서브 2개까지 곁들였다.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이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 이다영의 이탈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 1승 4패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2월 28일 GS칼텍스전 패배 이후에는 시즌 개막부터 지켜오던 선두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하지만 어제(5일) GS칼텍스가 승점 2점 추가에 그치면서 흥국생명에게도 다시 기회가 왔다. 이날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면 다시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박미희 감독도 경기 전에 "선수단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 경기라는 게 분위기만 갖고 되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는 많이 회복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코트 위에서 김연경의 활약은 빛났다. 1세트만 부진했을 뿐이다. 1세트 5점, 공격 성공률 26.67%로 저조했다. 켈시-박정아-정대영에게 17점을 헌납했고, 팀도 1세트를 내줬다.
이날도 패하면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우승은 어려워진다. 그래서인지 2세트 김연경의 눈빛은 1세트와 분명 달랐다. 김다솔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아도, 불안정한 공이 올라와도 처리하는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2세트 7점, 공격 성공률 54.45%를 기록했다. 김연경이 맹활약하니 팀도 세트를 가져오는 건 당연했다.
3세트에도 김연경의 활약은 그야말로 빛이었다. 상대 베테랑 미들브롤커 정대영 공격만 두 번을 막아냈고, 20점 이후에도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왜 자신이 배구여제라 불리는지 보여줬다. 도수빈과 함께 리시브 라인도 잘 지켰다.
3세트까지 김연경의 기록은 19점, 공격 성공률 38.46%, 리시브 효율 31.25%였다. 득점은 팀 내 최다 득점이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김연경을 더 빛나게 한 건 리더십이었다. 동료들이 득점을 올리면 환호하고, 동료들이 실수를 해도 격려를 해주며 힘을 줬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이 더 힘을 내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이전 경기까지 부진의 끈을 놓지 못하던 김미연은 오랜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힘을 줬고, 김채연과 이주아도 중앙 라인에서 블로킹과 속공으로 상대에 혼란을 줬다. 이제 브루나는 김연경의 완벽한 짝꿍이 된 모습이었다.
그렇다 보니 4세트에도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필두로 한 점, 한 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김연경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리고, 팀원들을 다독이며 승리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고자 했다. 상대가 쫓아오던 19-14에서도 연속 득점을 올린 김연경이다.
결국 상대 공격 범실과 함께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이 나오자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단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근 보였던 흥국생명의 불안한 경기력. 이날은 그래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이제는 점차 원팀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는 김연경이 있다.
우리는 김연경을 배구여제라 부른다. 배구여제는 살아있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