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그레이트베어스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를 치렀다. 첫 경기보다 훨씬 좋아진 경기력이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이 10일 도쿄 무사시노 포레스트 스포츠 플라자에서 펼쳐진 도쿄 그레이트베어스와의 4세트 연습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2(25-23, 31-33, 23-25, 25-21) 무승부를 거뒀다. 6명의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첫 경기를 아쉽게 치렀던 대한항공은 훨씬 좋아진 경기력으로 그레이트베어스와 대등하게 맞섰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그레이트베어스를 응원하는 800명의 홈 관중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다.
마크 에스페호의 호쾌한 2연속 득점으로 1세트를 시작한 대한항공은 에스페호의 활약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시노 히데토모와 라파엘 아라우호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오은렬-곽승석-이준의 리시브 라인도 안정적이었다. 반면 그레이트베어스는 서브와 공격 양면에서 첫 경기보다 컨디션이 저조한 모습이었다.
세트 중후반에는 노련한 유광우의 패스가 빛을 발했다. 오른쪽의 에스페호에게 노 블록 상황을 만들어주는가 하면, 혼전 상황에서 이준에게 짧은 백패스를 정확히 쏴주기도 했다. 이후 22-17에서도 애매하게 올라온 공을 조재영에게 깔끔한 속공 패스로 연결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세트포인트 이후 곽승석과 에스페호가 연속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잠시 흔들렸던 대한항공은 에스페호가 오른쪽에서 마무리 득점을 올리며 25-23으로 1세트를 따냈다.
1세트를 내준 그레이트베어스는 2세트 초반 힘을 냈다. 왼손잡이 미들블로커 무토 테츠야가 까다로운 타이밍의 속공과 낙차 큰 서브를 구사했다. 여기에 라파엘의 공격력도 1세트보다 나아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이수황과 이준의 다양한 공격으로 받아치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 2세트는 중후반까지 2~3점 정도의 차이로 그레이트베어스가 앞서는 흐름이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0점대 진입 전 맹추격에 나섰다. 조재영이 날카로운 서브로 득점을 올리며 17-18 1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여기에 라파엘의 공격 범실이 겹치며 점수는 마침내 동점이 됐고, 19-19에서 에스페호가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20점에는 대한항공이 선착했다. 그러나 그레이트베어스도 이마하시 유키의 서브 득점으로 재역전을 만들며 양 팀의 막바지 혈투가 벌어졌다. 결국 2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양 팀 선수들 모두가 기량을 끌어올리며 30점을 돌파하는 난전이 이어졌다. 최종 승자는 그레이트베어스였다. 32-31에서 라파엘이 라이트 퀵오픈을 성공시켰다.
세트 중반 대한항공이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15-13에서 이수황의 속공과 에스페호의 서브 득점으로 단숨에 4점 차까지 달아났다. 이후 에스페호의 이어지는 활약 속에 대한항공은 20점에도 선착했지만, 그레이트베어스가 카메야마의 날카로운 서브와 라파엘의 공격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0-20 동점이 됐다. 이후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접전이 벌어졌고, 24-23에서 라파엘이 득점을 터뜨리며 3세트가 끝났다.
마지막 4세트가 시작됐고, 대한항공이 좋은 흐름을 탔다. 곽승석과 이준이 왼쪽에서 영리한 공격들로 점수를 쌓았다. 여기에 그레이트베어스의 잦은 네트터치까지 나왔고, 이준이 호쾌한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10-7로 앞서갔다. 14-12에서는 상대 코트의 빈 공간을 본 유광우의 노련한 패스 페인트도 나왔다. 그레이트베어스도 좋은 수비 집중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추격을 이어갔지만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세트 후반에도 대한항공은 근소한 리드를 계속 지켰다. 이수황의 속공으로 20점에 선착했고, 이마하시의 더블 컨택 범실도 세트 후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다. 23-20에서 토자키 타카히로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대한항공이 세트포인트에 도달했고, 24-21에서 이준이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대한항공이 승리로 연습경기를 끝냈다. 양 팀의 구성원들은 경기 종료 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도쿄에서의 짧은 만남을 화기애애하게 마무리했다.
사진_도쿄/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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