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기세가 엄청나다. 선두 현대건설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정관장이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3-25, 25-15, 16-25, 25-19, 15-10)로 꺾고 6연승을 질주했다. 2세트에는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11연속 서브가, 4세트에는 이선우의 7연속 서브가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격에서 꾸준히 활약한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의 공도 컸다. 값진 승점 2점을 챙긴 정관장은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을 더 크게 키워갔다.
갈길 바쁜 현대건설은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며 흥국생명의 추격에 더 크게 시달리게 됐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44점을 터뜨리며 엄청난 화력을 뿜어냈지만, 다른 쪽에서의 득점 지원이 부실했다. 2-4세트에는 한 자리에서 순식간에 경기의 흐름을 뺏기는 연속 실점을 당하며 세트를 내주기도 했다. 이제 나란히 32경기를 치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승점 차는 단 3점에 불과하다.
1세트 현대건설 25 : 23 정관장 – 김다인의 칼 같은 서브 두 방
[주요 기록]
현대건설 김다인: 서브 득점 2개
정관장: 서브 범실 5개
양 팀의 초반 승부는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나란히 탄탄한 수비를 과시하며 긴 랠리들이 계속 이어졌다. 나란히 10점에 들어선 순간, 정관장이 먼저 한 발짝 앞서갔다. 10-10에서 박은진의 블로킹이 수비 성공/실패 비디오 판독을 거쳐 인정됐고, 여기에 메가의 반대각 공격까지 이어졌다. 이후 양 팀 모두 잦은 서브 범실에 시달리며 뜨겁던 경기의 분위기는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서브에서 먼저 정신을 차린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15-16에서 김다인이 엔드라인에 떨어지는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동점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의 주도권은 여전히 정관장이 쥐고 있었다. 17-17에서 메가의 오픈 공격과 박은진의 블로킹이 연달아 터졌고, 19-18에서는 지아가 20점 선착을 이끄는 퀵오픈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22-23에서 모마의 반격으로 다시 한 번 정관장의 덜미를 잡았고, 곧바로 김다인이 하나의 서브 득점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흔들린 정관장은 이소영의 불안한 첫 터치와 염혜선의 흔들린 2단 연결이 끝내 네트를 넘어가지 못하며 내내 앞서던 1세트를 현대건설에 내줬다.
2세트 현대건설 15 : 25 정관장 – 통제불능 메가
[주요 기록]
정관장 메가: 13-12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11연속 서브(역대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속 서브 – 12연속 서브)
2세트 초반의 주도권은 다시 한 번 정관장 쪽으로 넘어갔다. 지아의 파이프와 이소영의 과감한 하이 볼 처리가 돋보였고, 정지윤과 이다현의 서브 범실도 이어지며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대건설이 1세트 때보다 더 빠르게 흐름을 바꿨다. 7-9에서 모마의 오픈 공격과 양효진의 다이렉트 공격, 모마의 블로킹이 한 번에 터지며 10-9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정관장도 지아의 오픈 공격과 서브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뺏으며 양 팀의 혈투가 또 다시 벌어졌다.
정관장은 메가의 서브 차례에 격차를 벌리며 앞서갔다. 메가의 강서브가 위파위와 정지윤의 리시브를 흔들면 지아는 파이프로, 박은진은 다이렉트 공격으로 기회를 살렸다. 여기에 염혜선의 블로킹과 메가의 연속 백어택 반격까지 더해진 정관장은 19-12까지 달아나며 기세를 올렸다.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 대신 고예림을 투입하며 리시브 보강을 노렸지만, 고예림의 리시브도 흔들리며 이소영의 다이렉트 공격이 터졌고 메가는 내친김에 서브 득점까지 추가하며 완전히 현대건설을 붕괴시켰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되던 메가의 연속 서브는 23-12에서 모마에게 득점을 내주며 11번에서 막을 내렸다. 이후 24-15에서 지아의 퀵오픈이 터지며 2세트는 정관장이 따냈다.
3세트 현대건설 25 : 16 정관장 – 불타는 모마
[주요 기록]
현대건설 모마: 공격 점유율 70.37%, 14점, 공격 성공률 73.68%
순식간에 2세트를 패한 현대건설은 모마의 화력을 앞세워 세트 초반을 풀어갔고, 4-1에서는 정지윤의 블로킹도 더해지며 4점 차로 앞서갔다. 그러자 정관장도 지아의 파이프와 이소영의 서브 득점으로 늦지 않게 추격을 시작했고, 9-6에서 정호영의 속공과 메가의 오픈 공격이 이어지며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모마가 계속 공격을 이끌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세트 중후반에 들어섰다.
정관장은 2~3점 차의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지아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쪽에서의 득점 지원이 충분치 않았다. 반면 현대건설은 위파위와 양효진이 세트 후반 알토란같은 득점들을 보태며 모마를 도왔다. 18-14에서 메가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5점 차까지 치고 나간 현대건설은 모마가 20점 이후 불을 뿜으며 굳히기에 들어갔고, 24-16에서도 모마가 기술적인 공격으로 끝내기까지 책임졌다.
4세트 현대건설 19 : 25 정관장 – 이번에는 선우 타임!
[주요 기록]
정관장 이선우: 12-14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7연속 서브
4세트에도 모마의 화력은 대단했다. 공격에서는 물론 서브에서도 맹공을 퍼부으며 고예림의 블로킹과 이다현의 다이렉트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정관장은 이소영을 앞세워 받아쳤다. 7-9에서 연속으로 반격을 성공시키며 빠르게 동점을 견인했다. 그러자 모마가 다시 한 번 나섰다. 10-9에서 강력한 두 차례의 반격으로 다시 흐름을 장악했고, 12-10에서는 재치 있는 페인트로 메가의 서브를 한 번에 끊었다.
정관장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들어가기 전 역전에 성공했다. 12-14에서 원 포인트 서버 이선우가 효과적인 서브로 정호영의 블로킹을 이끌었고, 이후 서브 득점과 정호영의 두 번째 블로킹, 지아의 다이렉트 공격까지 연달아 터지며 16-14로 리드를 뺏었다.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에도 이선우의 활약은 계속됐다. 날렵한 수비로 메가의 반격에 기여했고, 빠른 서브 역시 범실 없이 구사했다. 이선우의 서브 차례 때 18점까지 내달린 정관장은 정호영의 속공으로 20점에 선착했고, 강성형 감독은 모마와 김다인을 모두 빼며 사실상 5세트를 준비했다. 정관장은 이소영이 25점째를 책임지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현대건설 10 : 15 정관장 – 정관장의 연승은 계속된다
[주요 기록]
정관장: 1-1에서 연속 득점, 9-8에서 3연속 득점
최후의 15점 승부에서 정관장이 먼저 연속 득점을 올렸다. 1-1에서 메가의 백어택과 지아의 반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에는 현대건설도, 정관장도 꾸준히 사이드 아웃을 만들며 두 팀 간의 점수 차는 1점과 2점을 계속 오갔다. 양 팀의 까다로운 서브 차례도 좀처럼 연속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0점 고지에는 정관장이 먼저 도착했다. 9-8에서 지아가 시간차를 성공시켰다. 이후 메가의 반격과 모마의 공격 범실이 이어지며 점수 차는 4점 차까지 벌어졌고, 정관장의 승리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12-9에서 모마의 서브마저 범실이 됐고, 14-10에서 메가가 최후의 한 방을 꽂으며 정관장이 6연승을 완성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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