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이 오픈공격 1위, 미들블로커 향한 편견을 버려라[포지션별 결산①]

이보미 / 기사승인 : 2022-04-07 18:21: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현대건설 양효진이 남긴 기록들이 어마어마하다.

양효진은 2021-2022시즌까지 15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31경기 117세트 출전, 502득점을 선사했다. 15시즌째 치른 양효진에게는 두 번째로 높은 득점이다. 2013-2014시즌 30경기 113세트를 치르는 동안 560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양효진의 올 시즌 팀 내 공격 점유율은 18%가 넘을 정도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세터 김다인은 중앙을 적극 활용했다. 공격성공률도 52%로 높았다. ‘믿고 쓰는’ 양효진이었다.

기록에서도 양효진의 활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픈공격 1위(성공률 51%), 블로킹 1위(세트당 0.744개), 속공 1위(56%), 득점 7위(502득점), 서브 8위(세트당 0.205개), 시간차공격 9위(52%)를 차지했다. 6개 항목에서 TOP10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동시에 양효진은 올 시즌 도중 역대 1호 블로킹 1350개 성공, 역대 1호 6500득점 달성 등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일반적으로 오픈공격에는 하이볼 처리 비중이 높은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이 대거 포함돼있다. 오픈공격 시도 자체는 외국인 선수가 많지만, 순위의 기준이 되는 성공률에서는 양효진이 앞섰다. 양효진은 442회 시도 중 225회 성공했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페퍼저축은행)가 919회, 켈시 페인(도로공사)이 882회, 모마(GS칼텍스)가 822회로 차례대로 가장 많은 오픈 공격을 펼쳤다.

190cm 양효진은 5세트 결정적인 순간에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에이스 역할을 했다. 현대건설은 중앙에 양효진이 있기에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충분히 따돌린 셈이다. 시즌 도중 GS칼텍스 차상현 감독도 현대건설에 대해 “윙스파이커 한 명을 막으면 정지윤이 있다. 미들블로커를 흔들면 외국인 선수가 터지고, 외국인 선수를 흔들면 미들블로커가 터진다. 한 두명만 막아서는 안 되는 팀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득점 순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6개 팀의 외국인 선수 다음으로 양효진이 가장 많은 득점을 선사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최다 득점자다. 양효진 다음으로 도로공사 박정아(440득점), IBK기업은행 김희진(398득점), KGC인삼공사 이소영(377득점)이 8~10위를 차지했다.

속공과 블로킹 뿐만 아니라 해결사 본능까지 드러낸 양효진이다. 상대팀은 알고도 못 막는다. 미들블로커의 편견을 깬 국내 최고의 미들블로커다.

2년 전까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를 차지했던 양효진이 다시 ‘블로퀸’으로 복귀했다. 총 블로킹 87개를 성공시켰다. 세트당 0.744개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효진에 이어 현대건설 이다현(0.735개), 흥국생명 이주아(0.723개), 도로공사 정대영(0.696개), IBK기업은행 김수지(0.688개) 등이 순서대로 순위에 랭크됐다.

속공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였다. 순위 기준이 되는 공격성공률에서 50%가 넘는 선수는 2명이었고, 양효진과 이다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성공률이 아닌 속공 득점만 따지면 양효진은 134득점으로 이다현(95득점)을 크게 따돌렸다.

팀 성적도 좋았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역대 최초로 개막 12연승을 질주했고 이후 15연승으로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썼다. 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되면서 봄배구는 누리지 못했다. 2년 전처럼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쳐야만 했다.




양효진은 정규리그 MVP로 유력하다. 이미 양효진은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바 있다.

남자부에서는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틀어 미들블로커 출신의 MVP는 한국전력 신영석이 유일하다. 신영석은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 시절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당시 신영석은 “남자부에서 미들블로커 출신은 처음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후배들이 날 보고 꿈을 꾸고 있기 떄문에 항상 솔선수범ㄴ하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양효진도 마찬가지다. 미들블로커 양효진의 행보는 의미가 크다. 그가 연봉퀸이었던 이유 그리고 꿈나무들의 롤모델인 이유다.

양효진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지만 잔류를 택했다. 3년간 총 15억원에 사인을 했다. 그가 걷는 길이 곧 역사가 되고 있다. 3년간 또 어떤 스토리를 남길지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