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의 복귀 소식에도 바제마는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듯 이를 반겼다.
미국이 29일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3주차 경기에서 불가리아를 세트스코어 3-0(25-15, 25-17, 25-17)으로 꺾고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최다 득점자는 18점을 올린 조던 톰슨이었지만, 미국의 셧아웃 완승에는 카라 바제마의 활약도 큰 역할을 했다. 톰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터뜨렸고, 특히 3세트 10-12에서는 3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홀로 역전을 견인했다.
바제마는 경기 후 민소매 유니폼 차림 그대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냉방 중이었던 인터뷰실이 춥지는 않은지 묻자 바제마는 “괜찮다. 여기 온도가 딱 좋다”라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바제마는 “이 경기를 통해 우리가 팀으로서 계속 성장해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바제마의 서브는 경기 내내 불가리아를 위협했다. 14번의 서브를 구사해 3개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팀에서 가장 많은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바제마는 “코치님이 내가 최대한 자신 있게 잘 때릴 수 있는 쪽으로 서브를 구사하라고 했고, 그 말대로 자신감 있게 서브를 구사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매서운 서브의 비결을 밝혔다.
3세트 10-12에서 나온 바제마의 역전을 이끄는 3연속 득점은 이날 경기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역전을 완성했던 세 번째 득점은 다이렉트 공격을 시도할 거라고 예상하기 힘든 타이밍과 위치에서 과감하게 공격을 선택해 성공시키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바제마 본인은“그 때의 3연속 득점은 리듬이 좋아서 가능한 연속 득점이었다. 마지막 다이렉트 공격 역시도 그 좋았던 리듬을 그냥 따라가다 보니 나왔을 뿐이다”라며 당시를 덤덤하게 돌아봤다.
경쟁을 즐기고 있다는 바제마에게 조금은 짓궂은 질문도 던졌다. 그와 같은 포지션이자 미국 여자배구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조던 라슨의 복귀가 임박한 상황에서(카치 키랄리 감독은 라슨의 복귀가 7~9월 사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돌아온 라슨과의 주전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지를 물었다. 당차면서도 겸손한 바제마의 대답에서 미국 여자배구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I think so(그렇다고 생각한다). 조던 라슨은 정말 좋은 선수다. 라슨을 포함해 미국에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하다보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이것은 선수로서의 원동력이 된다.”
사진_수원/김희수 기자, 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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