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월드 챔피언’ 이탈리아가 캐나다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탈리아가 한국시간 6일 필리핀 파사이 시티에서 펼쳐진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3주차 경기에서 캐나다를 세트스코어 3-2(25-14, 23-25, 25-20, 23-25, 15-9)로 간신히 꺾고 대회 7승째를 올렸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전력 차가 뚜렷했던 데다가 1세트를 25-14로 이탈리아가 압도하면서 빠르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캐나다가 2-4세트에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전개됐다. 파이널 라운드 진출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이탈리아는 대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 했지만, 캐나다가 5세트에 범실 억제에 실패하면서 간신히 승리와 승점 2점을 챙겼다.
1세트 초반, 캐나다가 대니 뎀야넨코의 속공을 앞세워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이탈리아와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뎀야넨코가 후위로 물러나면서 코트에서 빠져나가자 이탈리아가 조금씩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지안루카 갈라시의 속공, 유리 로마노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9-5로 앞서갔다. 이후 이탈리아는 뎀야넨코가 없을 때 벌어둔 점수를 잘 지키며 중반까지 3~4점의 리드를 계속 지켰다.
이탈리아는 또 다시 뎀야넨코가 후위로 물러난 14-10에서 로베르토 루소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여기에 라이언 조셉 슐레이터의 공격 범실과 알레산드로 미켈레토의 폭발적인 백어택까지 나오며 17-10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로마노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20점에 여유롭게 선착한 이탈리아는 시모네 지아넬리와 다니엘레 라비아의 연속 블로킹으로 승기를 굳혔고, 24-14에서 미켈레토까지 블로킹 행진에 가담하며 손쉽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캐나다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니콜라스 호그의 서브 2득점과 스테판 티모시 마르의 블로킹, 슐레이터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까지 연이어 터지며 시작하자마자 5-0을 만들었다. 이탈리아도 미켈레토의 득점으로 호그의 연속 서브를 끊은 뒤부터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대량 연속 득점은 만들지 못하면서 캐나다의 리드는 계속 이어졌다.
3세트 초반, 양 팀은 서브 득점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이탈리아는 갈라시와 루소가, 캐나다는 뎀야넨코와 슐레이터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이탈리아의 세터 지아넬리가 공격 본능을 뽐냈다. 8-7에서 과감한 2단 백어택을 직접 성공시키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로마노의 득점까지 터진 이탈리아는 10점에 선착하며 먼저 좋은 흐름을 탔다.
캐나다는 뎀야넨코와 슐레이터의 활약을 앞세워 점수 차를 좁혀나갔다. 특히 슐레이터는 14-16에서 묘기에 가까운 초장거리 백어택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갈라시의 블로킹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고, 19-17에서 지아넬리가 패스 페인트를 성공시키며 20점에 선착했다. 22-19에서 지아넬리의 서브 득점과 레안드로 모스카의 블로킹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든 이탈리아는 미켈레토가 25점째를 책임지며 25-20으로 3세트를 따냈다.
5세트로 가고 싶은 캐나다와 승점 3점을 원하는 이탈리아는 4세트 초반 팽팽하게 맞섰다. 캐나다는 호그-슐레이터-마르의 날개 조합이, 이탈리아는 루소-갈라시의 중앙 조합이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캐나다였다. 9-8에서 슐레이터가 공격과 블로킹으로 3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팀에 4점 차 리드를 안겼다. 이후 세트 중후반까지는 캐나다가 3점 차를 만들면 이탈리아가 2점 차로 쫓아가는 양상이 계속 이어졌다.
이 흐름을 깬 것은 루소였다. 14-16에서 뎀야넨코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1점 차를 만들었다. 이후 19-18로 캐나다가 앞선 상황에서 양 팀은 무려 40번의 볼 터치가 오가는 메가 랠리를 펼쳤고, 이 랠리를 갈라시가 블로킹으로 끝낸 데 이어 마르의 연속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이탈리아가 21-19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캐나다에게는 최후의 한 방이 남아 있었다. 22-23에서 슐레이터의 블로킹과 호그의 오픈 공격이 나오며 24-23 재역전을 만들었고, 헤르가 서브 득점으로 25점째를 만들며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승점 2점의 주인공을 가리는 5세트, 슐레이터의 공격 범실과 로마노-라비아의 연속 득점으로 이탈리아가 4-0을 만들며 먼저 앞서갔다. 반면 캐나다는 2-6에서 호그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좀처럼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7-3에서 슐레이터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반환점인 8점에는 이탈리아가 여유롭게 먼저 도달했다.
루소의 속공으로 10-5를 만든 이탈리아는 여전히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반면 갈 길이 바쁜 캐나다는 6-10에서 헤르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여전히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뎀야넨코의 속공마저 루소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사실상 승기를 잡은 이탈리아는 14-9에서 뎀야넨코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승점 2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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