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왕관을 쓴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 팀 승리와 함께 활짝 웃었다. 이제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한다. 단 두 명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세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케이타는 맹활약을 펼쳤다. 후위 공격 19개, 블로킹 3개, 서브 5개 포함 45점을 올렸다. 시즌 3번째, 개인 6호 트리플크라운이었다. 하지만 케이타는 웃을 수 없었다. 팀이 2-3으로 역전패했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갔으나 삼성화재에 4, 5세트를 연이어 내주며 패했다. 이로 인해 트리플크라운 시상 사진에 담긴 케이타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지만 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 종료 후에는 환하게 웃었다. 팀이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17, 25-17)로 승리,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올 시즌 남자부 팀 중 처음으로 승점 40점을 선점했다. 대한항공(승점 39점)을 내리고 선두로 등극했다.
이날도 케이타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블로킹 3개, 서브 3개, 후위공격 12개 포함 35점, 공격 성공률 49.15%를 기록했다. 천안을 찾은 현대캐피탈 팬들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공격 점유율이었다. 이날 공격 점유율 67.05%를 기록한 케이타. 1세트 공격 점유율은 무려 84%에 달했다. 쉽게 말해 KB손해보험의 공격 10번 중 8, 9번은 케이타가 했다는 의미다. 1세트에만 13점을 올렸다.
2세트 케이타의 공격 점유율은 다소 떨어졌는데 떨어진 게 65%였다. 현대캐피탈은 30%를 넘긴 선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많은 공이 쏠렸지만 케이타는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해야 될 역할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묵묵히 공격했다. 득점 후에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을 때리면 때릴수록 컨디션이 더 좋아진다"라고 말하는 케이타다. 그래서 황택의는 케이타가 마음껏 공을 때릴 수 있도록 계속 올려줬다.
3세트 6-2에서 전광인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두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달성 순간이었다. 이미 1세트에 블로킹과 서브 각 2개, 후위 공격 4개를 기록했다. '언제 나올까'가 관심사였었는데, 3세트 흐름을 완전히 팀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블로킹으로 기록도 달성하고 팀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경기 내내 케이타는 지치지 않았다. 화끈한 공격, 흥 있는 세리머니는 물론이다. 실책을 범한 동료에게는 격려를 보낼 줄 알았다. 마음 씨도 따뜻한 그는 역시 에이스다웠다. 그리고 본인의 손으로 경기를 끝내는 득점을 올리는 순간 포효했다.
지난 삼성화재전에서는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이날은 환하게 웃으며 트리플크라운 시상식을 가졌다.
케이타는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하고 팀도 승리해 기분 좋다. 지난 경기에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어도 기쁘지 못했다. 팀에 승점 3점을 안겨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팀도 승리하고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는 볼을 치면 칠수록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안 치게 되면 몸이 죽게 된다"라고 웃었다.
언제나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케이타. 이제 세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한다. 세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달성 선수는 V-리그에 단 두 명뿐이다. 2010-2011시즌에 KEPCO45(現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가 처음 달성했고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에 한 번씩 달성한 바 있다.
V-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좋은 기회가 왔다. KB손해보험은 오는 12일 장충에서 우리카드와 경기를 가진다.
사진_천안/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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