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란이 돌아왔다.
1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개막전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로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이다.
김해란은 현역 시절 최고의 리베로로 불리던 선수였다. 김해란은 V-리그 통산 424경기에서 디그 성공 9,816개를 기록했다. 통산 디그 성공 부문에서 독보적 1위에 해당한다.
시즌 디그 1위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선수도 김해란이다. 김해란은 V-리그 원년인 2005시즌부터 다섯 시즌 연속 디그 1위에 올랐고 이후 다섯 번 타이틀을 추가해 총 10번 디그 1위에 올랐다. 지난 2014년 선정한 V-리그 올스타 리베로 부분에 이름도 올렸다.
김해란은 출산을 위해 2019-2020시즌 종료 뒤 잠시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2020년 12월,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아들 '하율'군을 출산한 김해란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과 보수 총액 1억 원(연봉 8천, 옵션 2천)에 계약을 맺었다.
고유번호 '5번'으로 선수 등록도 마쳤다. 기존 5번이었던 박상미는 언니의 복귀를 적극 환영하며 '5번'을 넘겨줬다. 비시즌 어린 동생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린 김해란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박미희 감독은 "김해란 선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힘이다. 어제 와서 연습을 했는데, '얼마 만에 오지?'라고 물었다. 해란이가 '엊그제 온 것 같다'라고 하더라. 좋은 조건에서 준비하고 했으면 좋고 덜 미안할 텐데, 지금은 본인이 많이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1세트부터 김해란은 명불허전의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 시도 횟수는 2회로 적었지만, 디그 4개를 잡아냈다. 수치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녀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경기 내내 리베로 라인을 지킨 김해란은 엄청난 수비를 보여줌과 동시에 흔들리는 어린 동생들에게는 격려와 박수로 힘을 이끌어 냈다.
흥국생명은 0-3으로 패했지만, 김해란은 이날 팀 내 최다인 디그 13개를 잡아냈다. 또한 리시브 효율도 33%로 준수했다. 팀 패배만 제외하면 성공적인 복귀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도 "해란이의 경기 조율이 좋았다"라면서 "해란이 개인적으로 봤을 때 많이 신경 쓰인 경기였을 것이다. 1년을 통째로 쉬었다. 여자로서 여러 가지 일을 해내고 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감각 등은 여전히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다. 박 감독은 "경기 감각이나 배구 체력에 더 적응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디그 요정'의 다음 경기가 기다려진다.
개막전에서 패한 흥국생명은 오는 2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사진_장충/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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